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된 손흥민(22, 레버쿠젠)이 제대로 한풀이를 했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한 축구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친선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이동국의 대활약에 힘입어 FIFA 랭킹 29위 베네수엘라를 3-1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씻어냈다.
신태용 코치는 4-1-2-3의 공격적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전방에 손흥민, 이동국, 조영철 3명의 공격수를 배치해 화력을 극대화했다. 이청용과 이명주가 중원을 지켰다. 기성용이 공수를 조율하는 가운데 김민우,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가 포백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는 김진현이 나왔다.

가장 물이 오른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만회골을 넣은 손흥민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서 3골을 퍼부으며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손흥민에게 이번 태극마크는 더 각별했다.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은 손흥민의 선발을 원했다. 하지만 소속팀 레버쿠젠의 차출불가 통보로 불발되고 말았다. 손흥민으로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일조하며 병역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과 함께 왼쪽측면을 돌파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이청용의 마무리가 아쉬워 선제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11분에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이다 깊은 태클을 당했다. 이어 2분 뒤 그는 분풀이를 하듯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조영철과 포지션을 바꿔 우측면까지 활발하게 누볐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기회를 포착했다. 후반전에도 손흥민은 위협적인 슈팅으로 골을 노렸다. 특히 후반 20분 골대를 살짝 벗어난 헤딩슛은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추가시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당했다.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였다.
이날 대활약으로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에서 충분히 통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라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손흥민에게서 '차붐의 향기'가 풍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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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종합운동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