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추석 특집 예능프로그램 ‘한솥밥’이 진정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새터민과 스타들이 가족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가상 가족이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차이를 좁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규 프로그램으로서의 발전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5일 방송된 ‘한솥밥’은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라는 기획 의도 하에 슈와 새터민 한서희 씨, 장동민과 명성희 씨가 가족이 되는 모습을 담았다. 삶의 방식도 달랐고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는 이들이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이들은 함께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내면서 친밀해졌다. 남북한의 차이를 알아가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가지고 고됐던 남한 정착기를 털어놓으며 유대감을 쌓았다.
가상 가족이라는 구성은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많이 닮아 있었다. 다만 새터민을 대상으로 했고, 좀 더 정감 있게 접근했다는 점이 차이였다. 가족이라는 큰 울타리 속에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정이 들며 가슴 깊숙이 따스한 즐거움을 안겼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남북한 화해라는 주제의식을 유쾌하게 접근한 것도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만든 요소였다.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기는 것보다 사람 사는 그대로, 별다른 인위적인 장치 없이 일상을 담은 것이 주효했다.
의외로 따뜻한 남자 장동민을 발견하고 친근감 가득한 엄마 슈의 매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 그리고 새터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미덕이었다.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새터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생경함에서 안기는 재미도 있었다. 진정성과 함께 재미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것.
‘한솥밥’은 일단 추석 특집으로 안방극장을 찾았고, 비교적 호평 속에 방송을 마쳤다. 장동민과 극과 극의 성격인 명성희 씨의 좌충우돌 가상 결혼의 끝도 보고 싶고, 엄마라는 공통 분모 속에 친자매 같은 사이가 된 슈와 한서희 씨의 육아 전쟁도 흥미를 자극했다는 평가.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그치기에는 많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올 추석에도 어김 없이 수많은 특집과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한솥밥’이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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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