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선발 기준은 최근 경기력이 정답이었다.
한국이 약 6개월여 만에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 3월 6일 그리스와 친선경기서 2-0으로 승리한 후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의 부진에 빠졌던 한국이 지난 5일 베네수엘라를 3-1로 물리쳤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명주와 이동국이 잇달아 득점포를 터트리며 역전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반드시 승리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에 모였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은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공석인 감독직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동기부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불과 2개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1무 2패로 최악의 결과와 최악의 경기력으로 월드컵 조별리그서 탈락한 한국으로서는 시간과 확실한 지도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팀을 이루는 선수들이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새롭게 A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최근 물 오른 경기력을 바탕으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연령별 대표팀에도 오르지 못했던 한교원도 있었다. 그만큼 선수 선발의 첫 번째 기준은 최근 경기력이었다.
자신들의 경기력에 자신이 있는 만큼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21분 골키퍼 김진현의 어이 없는 실수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흔들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더욱 거센 공격을 펼쳐 불과 12분 뒤 이명주가 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의 이명주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것도 최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동국이었다. 지난달에만 4골, 월드컵 휴식기 이후 6골을 넣으며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던 이동국은 후반 8분 헤딩으로, 후반 19분 발로 연속골을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사실 이동국과 이명주는 브라질 월드컵 전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돼 많은 논란이 됐다. 당초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은 '최근 경기력'을 선발 기준으로 삼았지만, 끝내 지키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소집해 '의리' 논란을 키웠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이 입증됐다. 하지만 이동국과 이명주,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최근 경기력'을 바탕으로 한 선수 선발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를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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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