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허경환과 장동민이 지방이 고향인 점을 활용, 상경남 특집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활약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나는 남자다'에서 지방에서 상경했을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지방남들의 폭풍 공감과 동시에 지역별 특징을 살린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시청자들을 시종일관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날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것은 허경환. 통영 출신인 허경환은 경상도를 대표해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그는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 혼잡한 지하철에서 방황했었다. 물어보기에는 자존심이 상해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안내판을 보는가 하면, 지하철을 같은 방법으로 연거푸 잘못 타 스스로 정말 한심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내 친구의 이야기다"라고 강조하며 "지하철에서 표를 끊었는데, 그 표를 누군가에게 줘야하는 줄 알고 유니폼을 입고 있던 일반인에게 건네줬다더라"라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허경환은 상경 당시의 에피소드는 물론 경상도 남자들의 특징을 재현하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허경환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소리가 두 가지다. 하나는 방귀 소리고, 하나는 부산에서 서울 나는 서울 여자 목소리다. 누군가 서울말을 쓰면 모두 그 여자를 쳐다본다"고 말했다.
허경환에 맞서 이날 웃음의 양대 산맥을 이룬 인물은 장동민이었다. 충청도 출신인 장동민은 충청도인 특유의 여유를 보이며 "충청도 사람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오늘도 가장 소극적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충청도 출신 방청객들은 신랄한 입담을 펼치는 타 지역 방청객들에 비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장동민은 충청도에 대한 큰 애착으로 웃음을 더하기도 했다. 그는 "불만이 있다. 왜 만화 같은 곳에는 부산 여자는 예쁘게 나오고 충청도 여자는 못생기게 그리냐. '달려라 하니'에서 홍두깨 와이프도 충청도 사람인데 못생기지 않았냐. 웃긴 건 만화 후반부에 살빼고 예뻐지는데, 그때는 서울말을 쓴다"고 분노해 폭소케 했다.
또 "충청도 사람들이 느리다고 생각하는데 오산이다. 말의 속도가 느릴 뿐 생각하는 것과 말의 길이는 제일 짧다. '뭐여'하나면 다 통한다. 길게 말하지 않아도 충청도 사람끼리는 다 안다"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날 허경환과 장동민은 지방 출신답게 특집에 맞는 다채로운 입담을 구사했다. 적절한 재현과 상황에 맞는 에피소드는 '상경남 특집'을 살리는 윤활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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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