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소영 인턴기자] 거친 매력으로 ‘중년계의 아이돌’로 알려진 이태곤이 알고 보니 수다쟁이였다? 그간 볼 수 없었던 그의 독특하고 엉뚱한 반전매력은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놀라게 만들었다.
이태곤은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추석특집의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 14번째 게스트로 출연해 9년차 싱글남의 남다른 일상생활을 공개했다.
그는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겼다. ‘비정’, ‘지금 이 순간’을 배경음악으로 선곡한 이태곤은 아침부터 폭풍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무지개 회원들이 “음악이 안 어울린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그는 “진짜 운동에 집중하면 그런 거 안 들린다”며 대꾸했다. 그의 독특함은 ‘돌+아이’ 노홍철마저 “약간 허세가 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독특함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평소 ‘낚시광’으로 알려진 이태곤은 낚시에 필요한 부품을 사기 위해 쇼핑몰에 전화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기는 유치원이다”였다. 낚시 쇼핑몰이 아닌 엉뚱한 곳에 전화한 것. 그간 ‘상남자’같은 모습으로 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도맡았던 이태곤의 허당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드라마 속 회장님이 쓸 법한 널따란 책상 위에서 몰두한 것은 다름 아닌 영어 공부였다. 혼자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던 이태곤은 "어려운 말이 아닌데 빨리 지나가자"라는 인터넷 강사의 말에 "어려운데요?"라고 모니터에 받아치며 어려운 영어 공부에 끙끙댔다. 예상치 못한 그의 모습에 전현무가 “동갑인 제가 봤을 때 허세+나이든 느낌이다. 마치 회장님 집에서 본 듯한 풍경이다"라고 말하자 이태곤은 "다들 책상 저 정도 되지 않나요?"라며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앞서 낚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던 이태곤은 직접 잡은 생선을 직접 손질하기에 나섰다. 그는 횟집 못지않게 준비된 칼을 꺼내 능숙한 손놀림으로 손질한 뒤 마트에서나 볼 듯한 진공포장기로 포장한 뒤 등급까지 매겼다. 이를 본 전현무는 "내가 가는 횟집보다 칼이 많다"고 했고, 육중완은 이태곤의 꼼꼼한 생선 등급 기록에 "어디 납품하시나보다"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마트에서 장을 봐온 이태곤은 손질한 돌돔으로 요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진정한 반전 매력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과묵할 것만 같은 그의 외모와는 달리 그는 ‘혼잣말하기’의 대가였던 것. 요리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좋아. 좋아. 분위기 좋아”라고 말하는 모습에 전현무가 “지금 집에 혼자 있는 거 맞냐. 거실에 누구 있는 거 아니냐. 솔직히 말해라”라고 의심할 정도였다. 이어 이태곤은 요리를 완성한 뒤 인증샷을 찍어 어머니와 조카에게 보내는 아기자기함도 보였다.
그가 가장 진지해지는 순간은 낚시를 할 때이다. 그는 늦은 시간에도 밤낚시하기에 좋은 날씨라며 집을 나섰다. 제작진이 이태곤에게 낚시는 어떤 존재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이태곤에게 낚시란?"이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고기를 꼭 잡겠다는 것보다 고요함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게 저의 작은 행복인 것 같다"라며 진지한 답변으로 응했다. 그는 이날 방송 엉뚱·독특·귀여움으로 의외의 매력을 보이다가도 가끔 이렇게 진지한 모습으로 원래 우리가 알던 이태곤의 매력으로 좀처럼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태곤의 ‘반전매력’이 하루동안의 일상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그간 중년에 제한된 인기를 구가했었다면 이제는 20·30대 싱글녀들에게도 아이돌이 됐을 것이다. 운동과 요리, 건전한 취미와 의외의 엉뚱함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9년차’ 싱글남이기 때문이다. 그가 하루빨리 좋은 인연을 만나 더 이상 정성껏 요리하고 결국 혼자 먹는 밥이 아닌 둘만의 식사로, 혼잣말이 아닌 대화로 더욱 깊어진 매력을 뽐낼 수 있길 바란다.
jsy901104@osen.co.kr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