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얘기도 올라오고…힘들었다."
"용서받기 힘들다는 거 알고 있다."
최근 오디션 참가자들의 자질 논란이 잦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제작진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참가자들의 과거 행적들을 열거하며 그들을 평가의 도마 위로 올렸다. 당사자와 제작진은 해명으로 논란 확산을 막길 원했으나, 모든 결과물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지난 5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6'(연출 김무현)에도 논란이 우려되는 또 한 명의 참가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지고등학교 출신으로 SBS '송포유'를 통해 이승철과 합창단 인연을 맺었던 임형우(21) 참가자가 그 주인공. 다만, 앞서 논란의 타깃이 됐던 참가자 대부분이 자신의 과거를 숨겼다가 제 3자에 의해 강제 공개됐던 것과 달리 그는 불량했던 과거를 스스로 공개하고, 참회하는 현재를 드러냈다는 것. 이미 '송포유' 출연 후 수많은 질타와 직면했던 경험이 이같은 선택을 이끌었다.
불량스러웠던 과거, 그리고 '송포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이 교차했던 심사위원의 관심을 집중시킨 건 그의 '노래'였다. 포스트맨의 곡 '신촌을 못 가'를 열창하자, 심사위원들은 이내 매료됐다.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바로 '노래' 실력이었다. 그는 이날 참가했던 참가자 중 단연코 돋보였던 실력의 참가자였다.
심사위원들은 호평했다. 김창렬은 "이승철 형이 훌륭한 제자를 만난 것 같다. 소리도 좋고, 노래에 진정성이 있어서 좋았다. 노래를 들으면 울컥할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받았다. 더 다듬으면 훌륭한 보컬리스트가 될 것 같다"고, 나르샤는 "노래를 굉장히 잘한다. 노래가 내 스타일이다. 한 번 더 들어보고 싶다"는 심사평과 합격을 건넸다. 김범수는 "울림이 좋다. 고음에서 지금보다 파워를 키어서 확 몰아붙일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면 굉장히 좋은 보컬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방송으로만 두 번째 인연을 맺은 이승철은 "내말이 맞았지? 너 노래 잘하잖아. 나이가 이제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농익어 가는 느낌? 다 떠나서 내 예상대로 형우는 노래를 잘하는 친구였다"는 말로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재차 김창렬은 "지금부터 또 다른 형우의 모습을 만들어가면 될 것 같다"는 말로 그의 과거 실수를 토닥였다.
그를 겨눈 비난이 없진 않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로 논란이 불거졌던 여타 참가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그는 자신의 옳지 못했던 과거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했다.
"(송포유) 방송 나가고 나서 욕을 엄청 먹었다. 내가 모르는 얘기도 많이 올라오고 되게 힘들었다. 그때 방에서 잘 안 나오고 그랬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방황을 많이 했다. 후회하는 것도 많다. 죽을 때까지 계속 생각은 날 거다. 용서받기 힘들다는 거 알고 있다. 예선장에 도착해서 계속 고민했다. 나 같은 사람이 이런 꿈을 가져도 되는 걸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 그런데 저는 노래하는 게 정말 좋다. 어렵게 찾은 꿈이다"는 임형우의 고백은 진정성이 묻어 났다.
더 중요한 건 노래였다. '인성'은 잡음을 유발할 순 있지만, 오디션 참가자격의 필수 요건에 포함되진 않는다. 반면 가창력과 음악적 역량은 '슈퍼스타K6' 참가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할 사안. 결국엔 실력이 '돌파구'다. 임형우는 이번 오디션에서 한 단계씩 올라설수록 더 큰 비난여론에 부딪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자신이 뿌린 씨앗은 자신이 직접 거두는 게 맞지만, 한 순간의 과오를 평생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찍는 것, 꿈을 이룰 기회마저 앗아가는 것 역시 고심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gato@osen.co.kr
'슈퍼스타K6'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