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소영 인턴기자] 역시 국민 아이돌은 남달랐다. 지오디는 말뿐인 약속이 아닌 실제로 12년 만에 팬들의 눈앞에 나타나 여전한 사랑에 보답했다.
지난 6일 새벽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추석특집에서는 12년 만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출연하는 ‘완전체’ 지오디 다섯 명의 멤버가 모두 함께 무대에 올랐던 12년 전 공개홀과 동일한 녹화장소에서 무대에 오르는 뜻 깊은 순간을 연출했다.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였다. 지오디는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반짝이는 모습으로 무대를 누비며 지난 날 소녀였던 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들은 ‘프라이데이 나잇’, ‘어머님께’, ‘길’, ‘애수’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명곡들을 다시 부르며 이 순간만을 기다려오던 팬들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 모두의 향수를 자극했다.

지오디는 음악 말고도 특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던 그룹이었다. 단순히 잘생긴 외모, 뛰어난 가창력 등의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아닌 지오디 만이 가지고 있고 보여줄 수 있는 매력. 바로 그들 사이의 팀워크와 친근함이다. 이날 지오디 멤버들은 공연을 마치고 나란히 선 뒤 "안녕하세요 지오디입니다"라고 12년 만에 완전체로서 인사를 건넸다. 김태우는 "팀에서 막내와 메인보컬 유부남 애아빠를 맡고 있는 김태우다", 이어 데니는 "감성랩과 셋째와 피부를 맡고 있는 데니안입니다", 박준형은 "지오디의 냉동인간, 40대 영원한 오빠 박준형입니다", 윤계상은 "지오디의 둘째"라고 했다가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샤우팅을 맡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고 손호영은 수줍은 듯 "팀에서 말썽꾸러기를 맡고 있다"고 말하며 긴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적응력과 장난기를 뽐냈다.
이어 진행된 유희열과의 인터뷰에서 김태우는 “12년만의 음악 방송 컴백으로 ‘스케치북’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전에 유희열이 전화로 한 말이 기억에 남았다. ‘방송을 떠나서 지오디의 컴백은 국민들이 다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은 꼭 다시 나와야 할 의무가 있는 거다’라는 말에 진심이 느껴져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답하며 유희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희열의 말대로 ‘국민그룹’ 지오디의 컴백은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일이었다.
사실 가수에서 배우로의 전향해 활동하고 있는 윤계상 때문에 이는 쉽지 않아 보였었다. 그럼에도 컴백이 가능했던 이유는 멤버들 서로간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유희열은 “윤계상씨가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지오디 멤버들과 비로소 손을 잡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윤계상은 윤계상은 "제가 요리를 좋아해 그 프로그램을 찾아가 하게 됐다. 결국 마지막 손님들은, 아끼는 손님들을 초대하는 것이었다. 그 전에 태우가 찾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멤버들을 다 초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사람들한테 내가 초대해서 밥을 해줘야 하지 않나. 용기를 내서 제안했더니 흔쾌히 와주셨다. 그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심지어 쭌이 형은 미국에서 밥 먹으러 왔다"고 덧붙였다. 입 밖으로 표현을 안했지만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을 똑같았으리라.
솔로로 활발하게 활동했었던 손호영과 데니는 모두 솔로로 활동하면서 지오디로서 다섯 명이 함께 활동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었다고 고백하며 지금 이 순간을 “이번에 다섯 명이 활동하면서 마음이 채워지고 이게 진짜 행복이구나 매번 느낀다”라고 표현해 멤버들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 행복함은 팬들에게도 전파돼 지오디는 방송 내내 팬들과 함께 행복 바이러스를 발산하는 듯 했다.
지오디는 단순한 아이돌 그룹이 아닌 2000년대 초반 가요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 이들이기에 ‘스케치북’에서도 80분에서 90분 편성으로, 재방송까지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일터. 이날 지오디는 그들의 팬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 보냈던 이들 모두의 향수를 자극하며 이순간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그룹으로서, 많은 이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상징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활동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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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