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없는 중원, 이명주 ‘무한경쟁’ 선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06 07: 04

구자철(25, 마인츠)도 긴장해야 한다. 이명주(24, 알 아인)가 무한도전을 선언했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한 축구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친선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이동국의 대활약에 힘입어 FIFA 랭킹 29위 베네수엘라를 3-1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씻어냈다. 아울러 올해 국내서 치른 A매치서 첫 승을 신고했다.
구자철이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신태용 코치는 이명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명주는 전반 33분 문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완벽한 오른발 슈팅으로 처리해 동점골을 뽑았다.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한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천금 같은 골이었다.

K리그서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날카로움은 여전했다. 이명주는 후반 19분 전방에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넣어 이동국의 추가골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막강한 공격력이 돋보인 만점활약이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전 감독은 이명주를 외면했다. 홍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구자철과 김보경을 이미 낙점한 상태였다. 물론 이명주에게도 기회는 줬다. 단, 이명주가 수비형 미드필드 자리에서 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처음부터 이명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고 해외파들과 동등하게 경쟁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명주는 결국 월드컵 출전에 실패했다.
베네수엘라전 맹활약 후 이명주는 “좋아하는 자리라서 편하게 했다”고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제대로 경쟁해보지 못한 설움이 묻어났다. 아울러 구자철 등 기존 선수들에게 날리는 일종의 선의의 도전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울리 슈틸리케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동국은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다는 것은 선수들이 모두다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대표선수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발언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독일 출신이지만 분데스리가서 활약하는 구자철이 가산점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모든 것은 운동장에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지난 5일 조기에 독일로 출국했다. 8일 귀국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선발출전이 유력한 이명주가 확실한 눈도장을 얻을 절호의 기회다. 이명주가 우루과이전에서도 맹활약을 할 경우 대표팀 주전경쟁에서 구자철에 비해 한 발 앞서나갈 수 있다. 이명주의 거침없는 도전에 구자철도 긴장해야 한다는 소리다.  
jasonseo34@osen.co.kr
부천종합운동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