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극장가, 진짜 결전은 추석 이후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08 08: 36

'입소문 파워 뚜렷'
'대작 외화들 상륙'
여름 시장에 이어 불꽃 튀는 경쟁이 계속 되고 있는 극장가의 진짜 결전은 추석 이후가 될 전망이다.

지난 3일 극장가가 추석 대전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예상대로 '타짜-신의 손'(강형철 감독), '루시'(뤽 베송 감독), '두근 두근 내 인생'(이재용 감독)의 3파전이 치뤄지고 있다.
먼저 승기를 잡은 영화는 '타짜-신의 손'. 개봉 당일(3일) 20만여명을 모으며 1위로 진입한 후,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이어오고 있으며 그 뒤를 '루시', '두근두근 내 인생'이 잇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타짜-신의 손'과 '두근두근 내 인생'의 2파전도 예상됐으나, 국민배우 최민식이 출연한 '루시'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
이 영화들은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의 추석 황금 연휴 동안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관객층을 흡수하게 된다. 다만 지난 해 추석 극장가 승자인 '관상'처럼 연휴 동안 364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불러모을 정도로 폭발력을 보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파이가 일시적으로 커지는 추석 이후가, 이 영화들에게는 관건의 시기다. 일정 정도 담보된 관객을 모으는 노른자 연휴가 지나면, 보다 입소문의 영향이 커지고 영화에 대한 실체가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오는 11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지닌 범죄 블록버스터 '씬 시티:다크히어로의 부활', 18일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어덜트 SF판타지 '메이즈 러너', 한국 관객에게 호응도가 높은 리안 니슨의 '툼스톤' 등 할리우드 대작이 상륙한다. 즉 연휴가 지나면 기존 작품들이 진짜 '콘텐츠의 힘'으로 대결할 수 밖에 없다.
'타짜-신의 손'은 허영만 만화 원작과 최동훈 감독의 전작이라는 후광이 양날의 칼이다. 이번 시리즈의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은 '강형철의 타짜'를 만드는 데는 충분히 성공했지만, 취향이나 관점에 따라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이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전작인 '타짜' 역시 2006년 추석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680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루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명량'의 성웅 이순신이었던 최민식이 악당으로 출연하는 것이 큰 관전 포인트다. 다만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철학적 사유로 가득한 SF란 점이 입소문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순도 100%의 오락영화를 보러 간 관객들은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12세 관람가이고 CJ 배급영화긴 하지만 가장 영화 자체의 힘으로 가야 하는 작품이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슬픈데 밝은 영화, 즉 슬픈데 막 슬프지 않은 영화다. 그 만큼 뜨거운 에너지 대신 잔잔한 스토리에서 소소한 감정을 작게 작게 쌓아가는데, 그 정서에 관객들이 얼마나 감동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강동원,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지만 톱스타 대신 작품 내적의 힘에 기대는 '꾸밈 없는' 영화이기에 가장 그 입소문이 중요할 수 있다.
흥행 영화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개봉 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는 일명 개싸라기 현상을 보일 영화는 무엇일까. 비록 이번 극장가에 사극은 없지만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 2013년 '관상'처럼, 추석 연휴와 추석 이후를 이으며 9월을 장악하는 초대박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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