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코미디 없는 추석 영화, 전국구를 잡아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07 07: 56

극장가 추석 연휴 대전의 승기는 '전국구에 통하는 영화'가 잡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비수기인 가을 극장가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추석 황금 연휴, 흥행은 전국구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추석 흥행 영화 중에는 지방에서 유독 높은 관객 비율을 기록한 작품들이 많았다. 물론 흥행작들은 서울에서도 많은 관객을 모으지만 상대적으로, 지방 관객들의 비율이 평소보다 더 높은 사례들이 많았던 것.
서울 관객은 보통 전체 관객의 1/3 정도를 차지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를 살펴보면, 서울 관객과 전체 관객의 비율은 1:3 정도다. 하지만 추석 극장가를 공략하며 등장한 영화들의 지방 점유율의 비율이 좀 더 높았다. 전체 관객의 75%를 넘는 영화도 존재한다.

주로 코미디와 사극이 이런 현상을 대표했다. 2005년 '가문의 위기'는 452만 관객 중 134만명(29.8%), 2008년 '신기전'은 372만명 중 단 89만명(23.9%)만 서울 관객이었다.
'추석에는 코미디'란 속설을 가장 잘 보여준 시리즈 중 하나인, 2011년 추석 시즌에 개봉해 성공을 거둔 '가문의 영광-가문의 수난4'는 서울 관람객 점유율이 22%에 불과했다.
시간을 건너 최근을 살펴보면, 2012년 '광해:왕이 된 남자'는 총 1232여명의 관객 중 335만명(27.3%)의 서울 점유율을 기록했고, 그 해 추석 연휴 개봉한 '스파이'도 343만명 중 73만명(21.5%)의 낮은 서울 관객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듬해인 2013년 추석 극장가의 대표 흥행작인 '관상'은 전국 913만여명 관객 중 256만명(28.1%)을 서울에서 모았다. 이처럼 추석 흥행작의 서울관객 점유율은 30%가 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청소년 관람불가 2006년작 '타짜'는 서울 관객수가 많은 편이었다. 총 684만명 중 209만명이 서울에서 영화를 관람했다(30.5%). 서울과 지방의 고른 흥행이라고도 부를 만 하다.
2014년 추석 극장가는 어떨까. 추석영화의 흥행 법칙이라고 불렸던 신작 사극과 코미디가 없는 것이 눈에 띄고, 3파전을 이루는 영화 중 2편이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특징이 있다. 전국 관객의 사랑을 받을 영화는 무엇이 될 지 관심을 모은다.
6일(이하) 기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타짜-신의 손'은 26%, 2위인 '루시'는 30.4%, 3위 '두근두근 내 인생'은 23.3%의 서울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루시'가 서울 점유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보통 외화는 지방보다 서울 관객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추석 시즌에 개봉한 '맘마미아'는 총 관객 457만명 중 무려 165만명(36.2%)을 서울에서 모았다. 2007년 추석 시즌 개봉작인 '본 얼티메이텀'은 총 관객 199만명 중 서울관객은 732만명(36.8%)였다.
올 추석 극장가의 복병으로 떠오른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의 서울 점유율은 무려 42.9%. 물론 '비긴 어게인'이 다양성 영화로 분류된 만큼, 상영관 분포나 수 등이 고려돼야 할 문제가 있긴 하다.
그런가하면 추석은 아니지만 성수기인 2012년 여름 대전에서 한국과 미국, 양국의 라이벌로도 꼽혔던 '도둑들'이 명품 배트맨시리즈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누르고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것에도 전국구를 잡은 영향이 컸다.
그러나 재난 블록버스터 '인투 더 스톰'(6일 기준, 박스오피스 5위) 같이 흥행 상위권에 진입한 외화는 그래도 서울과 지방의 고른 성적을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25.2%의 서울 관객 점유율을 보였다. 2013년 추석 직후 개봉해 한국에서 공포영화의 새 기록을 쓴 '컨저링'은 26.2%의 서울 관객 점유율을 나타냈다.
그런가하면 여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사극+코미디' 장르로 개봉 한 달여가 지났지만 오히려 추석을 맞아 박스오피스 순위가 상승했다. 이 영화의 서울 관객 점유율은 단 21.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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