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조인성에게 '괜찮아 사랑이야'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9.08 07: 31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둔 이 드라마는 지난 13, 14회에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쏙 빼는 전개로 막판 뒷심을 가동했다.
결국 장재열(조인성 분)의 스키조(정신분열증) 증세를 인지한 지해수(공효진 분)와 측근들은 그를 입원시켰다. 장재열은 자신의 증세를 인지하지 못한 채 환자복을 입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조동민(성동일 분)과 지해수의 설명에도 한강우(도경수 분)가 환시란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장재열은 넋이 나간 채 눈물로 호소했다. 스키조 환자로 완벽 빙의한 조인성의 연기력이 절정에 달한 순간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폭발적인 호평으로 화답했다.
조인성에게 이 드라마는 대체 어떤 의미가 될까.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이어 또 한 번 노희경-김규태 콤비와 호흡하고 있는 조인성은 한층 짙어져 도무지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연기의 폭을 보여준다. 극 초반엔 완벽한 스펙의 매력적인 남자로 여심을 홀릴 매력을 뽐내더니 중반주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사랑에 푹 빠진 로맨틱한 면모를 자랑했다.

극은 후반부로 달려가며 장재열이 의부 살인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스키조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제 조인성은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실은 자해를 일삼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로 달려가는 장재열의 심리를 수려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시청률 성적 면에서 다소 아쉬운 작품이다. 14회까지 방송된 내내 평균 10%를 못 채우는 시청률에 머물렀다. 노희경 작가의 쫀쫀한 필력이나 김규태 감독의 아름다운 연출력을 감안해도 부족한 성적이다. 더욱이 남녀주인공인 조인성이나 공효진의 입장에선 이제까지의 드라마 출연작 중 최저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아쉬운 성적표다.
그래서 ‘괜찮아 사랑이야’는 시청률만으로 평가한다면 조인성의 대표작이 되기엔 모자랄지 모른다. 하지만 데뷔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며 끊임없이 변신을 갈망했던 배우의 입장에선 분명 분수령이 될 만한 작품이다. 결코 쉽지 않은 정신증 환자의 내면을 이견 없이 화려한 연기력으로 펼쳐 보이고 있기 때문. 그는 '비열한 거리'의 슬픈 건달,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속 비운의 겜블러, '발리에서 생긴 일'의 아픈 재벌 2세 등 어둡고 소외된 캐릭터를 연기한 적도 여러 번인데, 이번 드라마에서 더욱 압도적인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내공도 쌓인 걸까.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연기력으로 폭발적인 흡인력을 과시하는 조인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인성에게만큼은 ‘괜찮아 사랑이야’가 두고두고 꼽힐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정신질환을 이렇게 전면에 배치해 심층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전무후무했던 데다 그 속에서 그는 스키조를 앓는 주인공이 되어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왔다. 스스로도 배운 것과 느낀 것이 많았으리라. '괜찮아 사랑이야'는 배우 조인성이 만난 '최고의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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