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노력하고 미치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이동국(35, 전북 현대)을 말하는 것 같다."
이동국이 소속팀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 미소를 지었다. 이동국은 지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친선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넣어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출전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 이동국으로서는 자축포라고 할 수 있었다.
이동국의 센추리 클럽 가입 자축포는 전북에서 이동국을 가르치며 수 많은 골을 옆에서 지켜본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만난 최 감독은 "내 앞에서 수도 없이 골을 넣었지만 이동국의 두 번째 득점은 평소와 다르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맞지 않고 그 옆에 있던 선수의 옆구리에 맞은 후 이동국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로 연결됐다. 골대 정면이었고 슈팅하기에도 편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이다', '주워 먹는 골'이라고 말하는 득점이었다"며 "하지만 이날 감정은 달랐다.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평소에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감정은 이유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 이동국은 99번째 A매치 출전을 기록했다. 그러나 센추리 클럽 가입을 1경기만 남긴 상황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표팀 사령탑이 홍명보 감독으로 바뀐 이후 이동국은 대표팀 문턱조차 넘지 못해 센추리 클럽 가입이 그대로 무산되는 듯 했다.
최 감독은 "내 스스로가 동국이의 A매치 99경기 출전을 계속 생각하게 됐다. 선수 생활은 물론 평생 갈 수도 있는 99경기였다. 또한 홍명보 감독에게 부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이동국은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스스로가 능력을 보여서 기록을 달성했고 자축골까지 넣었다. 혼자 경기를 보다가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사람이 노력하고 미치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이동국을 말하는 것 같다"고 밝힌 이동국은 "공이 그렇게 좋게 바운드 되서 오는 것이 신기했다. 선수들이 슈팅하기 가장 쉬워하는대로 공이 왔다. 100번을 시도해도 그렇게 정확하게 연결되기는 힘들다"면서 "동국이에게 '네 스스로 100경기에 출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스스로한 것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는데, 결국 어제 경기도 스스로 자신의 잔치를 만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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