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들의 무덤’ 성남서 살아남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07 07: 06

6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은 ‘감독들의 무덤’이 돼 있었다.
성남 FC는 5일 저녁 김학범 감독을 새 감독으로 확정했다. 계약조건은 양측 합의하에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성남 일화시절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김 감독은 6년 만에 친정팀으로 컴백하게 됐다. 하지만 6년 전과 지금, 구단의 사정은 큰 차이가 있다.
성남은 최근 1년 동안 무려 네 번이나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시즌까지 구단을 이끌었던 안익수 감독은 재신임을 얻지 못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성남은 올 시즌 박종환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박 전 감독은 선수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불명예스럽게 사령탑에서 자진사퇴했다.

성남은 이상윤 대행체재로 잔여시즌을 끌고 나가겠다고 발표했지만 쉽지 않았다. 구단은 성적부진에 따른 책임으로 이상윤 대행을 경질하고 이영진 코치에게 다시 대행을 맡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데 이영진 대행은 불과 한 경기만 팀을 이끈 뒤 다시 김학범 감독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려 5명의 수장이 돌아가며 사령탑을 맡았다. 여러 가지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인천전을 앞둔 김학범 감독 역시 구단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우선이라는데 동의했다. 그는 “위에서 나를 데려온 이유는 분위기를 수습하라는 뜻이 아니겠나. 선수와 코칭스태프들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도 감독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남은 짧은 기간 여러 차례 감독을 교체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지도자라도 끈적하게 팀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현재 성남은 강등 위기에 있다. 김학범 감독은 “구체적 기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 보장 없이 왔겠나. 난 요술쟁이가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장기계약기간을 보장받았음을 시사했다.
시민구단이라는 특수성도 성남의 수장들이 힘들어하는 이유였다. 여러 군데서 구단운영과 감독전술에 대해 보이지 않는 외압을 넣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김 감독은 “힘의 논리에 휩쓸리면 안 된다. 이재명 시장님도 힘을 실어줬다”며 외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작은 좋다. 성남은 6일 김학범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서 인천을 2-0으로 대파하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과연 앞으로 김학범 감독이 ‘감독들의 무덤’이 된 친정팀을 예전의 명문클럽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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