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2014년을 보낸 윤석민(28, 볼티모어)이지만 아직까지 인기는 식지 않은 모습이다. 윤석민이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천명하고 나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는 주판알 소리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윤석민은 올해 초 볼티모어와 3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첫 시즌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계약이 늦어 출발이 꼬인 윤석민은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몸을 최대한 잘 만들어 연내 MLB 데뷔를 노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썩 좋지 않은 성적에 이 청사진은 무산됐다. 오히려 시즌 막판에는 볼티모어의 40인 로스터에 제외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MLB 승격이 무산된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일정이 종료되자마자 귀국해 차분히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좌절보다는 희망과 함께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내 유턴설에 굵은 선을 그은 윤석민은 내년에 다시 MLB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재 방출대기(지명할당) 상태로 계약이 마이너리그에 이관된 윤석민이지만 몸을 잘 만들어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내년 MLB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윤석민의 처지는 곤란해진다. 필연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다시 설 수밖에 없다. 볼티모어도 2·3년차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가진 윤석민의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들어갈 수 있다. 수가 틀려 최악의 경우에 몰린다면 국내 유턴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주목하는 몇몇 국내 구단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민이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당장 영입전이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움직임은 어디까지나 있을지 모를 국내 복귀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일단 사전 작업을 해놓은 뒤 복귀시 공격적인 협상으로 테이블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친정팀인 KIA는 물론, 지방의 한 구단, 그리고 수도권의 두 구단 정도가 윤석민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최종 성적표에 따라 추가로 합류할 구단이 있을 수도 있다.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몸 상태가 최고조가 아니었다는 다소간의 면죄부는 있는 윤석민이다. 대다수의 야구 관계자들은 “윤석민이 자신의 컨디션을 찾을 경우 한국에서 충분히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FA 역사상 투수 최고액(종전 장원삼 60억 원) 경신이 예상되고 보상선수 등 기타 출혈이 불가피하지만 나이와 한국에서 보여준 실적을 고려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파 에이스의 씨가 말라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4년 75억 원으로 FA 시장의 신기록을 썼던 강민호(롯데)의 기록은 훌쩍 뛰어넘을 것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1년 부진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의 가치는 여전함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윤석민의 내년 봄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