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환, "K리그, (이)동국이 형과 같은 좋은 선수 많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7 07: 03

울산 현대의 뒷마당을 든든히 지키는 이가 있다. 193cm의 장신 수비수 김근환(28)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십자인대 파열의 큰 부상을 딛고 울산의 철벽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그를 만났다.
김근환은 "십자인대 파열은 큰 부상이다. 경기에 뛴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혜택을 받은 것 같다. 기대하는 감독님에게 만족감을 드려야 하는데 아직 나 자신에 100% 만족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근환은 올 2월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울산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는 지난해 일왕배 대회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부상을 입었다. 최근까지 재활에 힘쓰다가 올 여름 울산의 주전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김근환은 "부상 복귀해서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면서 "경기력이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몸이 예전 상태에 비해 100%가 아니다. 어느 한 부위에 부상을 당하면 다른 곳에 무리가 오고 그런다. 체력적인 부분은 90분을 뛰어도 충분하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근환은 193cm, 86kg의 단단한 체격을 자랑한다. 세트피스 시 공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김근환은 "키가 크니깐 모두 기대하시는 것 같다. 부담은 되지만 골을 성공 시킨다면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중, 고, 대학교 때도 신장이 컸다. 올림픽에 나가서도 일본에서도 공격수를 종종 했다. 골이 필요하다면 수비수도 올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근환은 또 "울산의 신장이 딴 팀에 비해 좋다. 하지만 세트피스로 안 줘야 될 골을 허용해 경기를 어렵게 할 때가 있다. 기량보다는 집중력의 문제다. 이를 보완한다면 실점도 더 줄이고, 골을 못 넣어도 지지 않고 비길 수 있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트피스 득점도 적은 것 같다. 공수에서 세트피스 훈련을 하고 있다"고 대비책을 밝혔다.
김근환은 울산에 오기 전 J리그 무대에서 6년간 활약했다. 지난 2008년부터 요코하마 마리노스, 몬테디오 야마가타(임대), 사간 도스(임대), 알비렉스 니가타 등을 거쳤다. 특히 2012년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사간 도스로 임대돼 승격 첫 해 5위에 오르는 데 공헌했다.
김근환은 "한국에 와서 울산에 녹아들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100%가 아니다. 경기 중 실수도 해서 그런 부분을 줄여야 할 것 같다"면서 "K리그는 스피드나 파워가 좋다. 좋은 공격수도 많다. 외국인 외에도 (이)동국이 형과 같은 좋은 선수가 많다. 일본 무대는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차이점이다"라며 양국의 스타일을 비교했다.
K리그 최고 공격수로는 이동국(전북)을 비롯해 소속팀 동료 김신욱과 김승대(포항)를 꼽았다. 김근환은 "나도 키가 큰 편인데 훈련할 때 신욱이 뒤에 있으면 볼이 안 보인다. 키도 3~4cm 차이가 나고, 덩치도 나보다 좋다. 헤딩할 때는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 볼을 키핑할 때도 내가 나가려고 해도 버티는 힘이 정말 좋다. 경기 때 신욱이를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나올 정도로 든든하다"고 신뢰를 보냈다.
까다로운 공격수로는 주저없이 김승대를 선택했다. 김근환은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정말 좋다. 잠시 한눈을 팔면 수비 사이로 빠져나가는 게 훌륭하다. 포항전서 골도 허용했다"면서 "스피드가 빠른 선수를 상대할 때는 붙어 있기보다는 공간을 미리 점유해 상대가 뛸 자리에 미리 가 있는다. 수비수가 아무리 빨라도 공격수가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한 발 차이도 정말 위험하다"며 발 빠른 선수를 상대하는 비법을 공개했다.
김근환은 지난 2008년 경희대 재학 시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후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었다. 국가대표는 언제나 가슴 속 깊이 품어온 꿈이다. 김근환은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는 올림픽도 그렇고, 항상 같은 자리에 좋은 선배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열심히 할 껄 후회도 된다"면서 "대표팀에 지금 가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우선 팀에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아 팀을 위해 더 열심히 뛸 생각이다"라고 먼 미래를 바라봤다.
K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월드컵 무대까지 밟은 팀 동료 김신욱, 김승규, 이용은 좋은 자극제다. 김근환은 "소속팀 동료인 김신욱, 김승규, 이용을 보면 자극이 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럴 것이다. 월드컵도 갔다 왔고, 사람들도 모두 그들을 알아본다. 팬들에게 사인도 하고 사진도 찍는 걸 보면서 축구 선수로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그들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된 것이다. 나도 나태해지기보다는 더 열심히 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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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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