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15승 문턱을 넘지 못한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이제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치 않을 공산이 크다. 지구 2위로 다저스를 추격하고 있는 최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그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5)가 류현진 앞에 대기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분명 잘 던진 경기였다. 그러나 2-0으로 앞선 7회 아쉽게 동점을 허용했고 다저스 타선도 류현진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며 시즌 15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평균자책점을 3.18에서 3.16으로 소폭 낮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위해 뛰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그러나 엉덩이 부상 이후 2경기에서 13⅔이닝 동안 단 3실점으로 버텼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이날도 최고 95마일(153㎞)의 공을 던지며 몸 상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컨디션만 잘 유지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승리는 따라올 수 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3일 AT&T파크에서 열릴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 첫 경기가 될 공산이 매우 높다. 돈 매팅리 감독은 이 3연전에 류현진,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라는 ‘스리펀치’를 투입하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 두 번이나 손을 댔다. 노골적으로 3연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류현진의 선발 등판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류현진은 5일의 휴식을 취한 채 이 중요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체력적인 부담은 덜할 전망이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이 만만치 않고 상대 투수는 더 만만치 않다. 샌프란시스코는 8월 팀 타율이 무려 2할8푼8리로 지구 1위를 기록했다. 9월 5경기에는 3할3푼2리로 더 올랐다. 역시 1위다. 6일 뒤 타격 컨디션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기본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대상임은 분명하다. 로테이션상 선발 투수는 범가너가 될 전망이다.
범가너는 커쇼를 제치고 8월 내셔널리그 최우수 투수로 선정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류현진에 앞서 등판한 범가너는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 등판, 상대 좌완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와의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두며 시즌 17승째를 따냈다. 다저스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저스 타선이 다시 한 번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으로서는 분명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다만 위축될 필요는 전혀 없다. 류현진도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고 AT&T파크에서는 강한 면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의 통산 8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40의 준수한 성적을 냈을 뿐만 아니라 AT&T파크에서는 4승1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열성스러운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어차피 샌프란시스코도 류현진이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의 중요도와 맞물려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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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