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룡(73) 감독이 또 퇴장당했다. 이번에도 심판 판정이 문제였다. 합의판정 번복이 아닌 고의낙구, 즉 '인필드 플라이'가 적용되지 않은 것에 김응룡 감독이 분노했다. 하지만 한화는 또 웃었다. 김응룡 감독이 퇴장당하는 날 또 이긴 것이다. 김응룡 감독 퇴장시 승률 100%.
김응룡 감독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6회말 합의판정 번복에 어필하다 퇴장 조치를 받았다. 지난 5월21일 목동 넥센전에 이어 올 시즌에만 벌써 두 번째 퇴장. 모두 심판 판정 어필 때문이다. 해태 시절 5차례 포함 개인 통산 7번째 퇴장이다. 올 시즌 리그 전체로는 11번째 퇴장.
상황은 6회말 한화 공격에서 벌어졌다. 1사 1,2루에서 한화 김태완이 유격수 방면으로 높이 뜬 플라이를 쳤다. 그런데 LG 유격수 오지환이 공을 잡지 않고 일부러 떨어뜨려 땅볼을 만들었다. 인필드 플라이가 될 수 있었지만 위치가 외야 쪽이었다. 오지환은 땅에 떨어진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 김태균을 포스 아웃시켰고, 2루 주자 송광민도 3루수 손주인이 태그아웃시키며 더블아웃됐다.

이에 김응룡 감독이 최수원 구심에게 강하게 어필하다 퇴장 조치를 받았다.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응룡 감독이 어필한 것은 합의판정 번복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필드 플라이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심판들이 제대로 된 룰을 적용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다. 오지환의 고의낙구에 대해 인필드 플라이가 되지 않은 것에 불만이 터진 것이다.
김응룡 감독의 어필에도 김태완의 타구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됐고, 한화의 공격도 그대로 종료되고 말았다. 한화는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중요한 찬스를 아쉽게 더블 플레이로 끝나 흐름이 끊겼다. 승부에 중요한 흐름을 미치는 듯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퇴장이 선수단에게 자극이 된 것일까. 한화는 이후 거짓말 같이 역전승했다. 7회 정근우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안영명-박정진-윤규진 필승조가 총동원됐다. 이어 9회말 최진행의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짜릿한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한화는 지난 5월2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6회 김응룡 감독이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당한 바 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윤석민의 3루 베이스를 넘어 파울라인으로 벗어난 타구가 페어로 판정되자 곧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격하게 어필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 철수를 명했고, 그러자 심판진도 경기 지연을 이유로 퇴장 조치했다. 김 감독은 어필 중 코치들을 향해 "야야야, 가자"라고 말할 정도로 분노한 모습이었다.
당시 경기에서도 한화는 8회까지 4-4로 팽팽히 맞섰지만 9회 정범모의 결승 솔로 홈런 이후 김태균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으로 9-7 짜릿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이날 경기에서도 9회말 최진행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는 등 김응룡 감독 퇴장날마다 한화는 홈런으로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한화에 있어 김응룡 감독 퇴장이란 승리의 상징이 됐다. 경기 후 김응룡 감독도 "이게 다 작전 아니야?"라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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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