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욱(28, SK)이 올 시즌 첫 선발승을 거두며 SK 선발진에 희망을 밝혔다.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호투였다.
여건욱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의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12-3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2승째. 7이닝은 종전 한 경기 최다 이닝(6이닝)을 뛰어 넘는 개인 기록이며 통산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이기도 했다. 올 시즌 첫 선발승의 감격도 누렸다.
지난 8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신윤호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1실점으로 올 시즌 첫 승리를 구원승으로 장식한 여건욱은 이날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부상과 기타 악재로 4·5선발이 텅 빈 SK에서 문광은과 함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이기도 했다. 몇 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여건욱이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그럴까. 이날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온 모습이었다. 그간 1군 무대에만 오르면 제구가 안 돼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던 여건욱은 맞혀 잡는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제구가 비교적 잘 되자 특유의 묵직한 공 끝이 위력을 발휘했다.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리는 경향이 역력했다. 실제 여건욱은 이날 7회 오재일에게 허용한 홈런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장타를 맞지 않았다.
승리를 거둔 여건욱은 “팀이 중요한 시기에 선발로 역할을 다 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초반에만 무너지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호투로 이어졌다. 직구, 체인지업이 잘 됐던 것 같고 제구도 괜찮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제 시작이지만 여건욱이 이 정도의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면 SK의 시즌 막판도 해볼만 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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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