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AG 금메달 곤봉에 달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08 06: 30

‘체조요정’ 손연재(20, 연세대)에게 유독 까다로운 종목이 있다. 바로 곤봉이다. 이번에도 곤봉이 발목을 잡았다.
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벌어진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 동메달(18.000점)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11개 월드컵 연속 메달의 값진 수확을 거뒀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노출됐다. 4개 종목 중 유독 곤봉이 문제였다. 손연재는 곤봉 결선에서는 파트리지오 부안느(이탈리아)의 '루나 메조 마레'(바다 위에 뜬 달)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그런데 연기 중 수구를 한 번 떨어뜨리는 실수가 나와 17.300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손연재는 6일에 치른 개인종합 곤봉에서도 수구를 매트위에 떨구는 실수 끝에 17.250점으로 6위에 올랐다. 리본의 경우 16.900점의 가장 저조한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손연재는 전통적으로 리본에서는 꾸준한 점수대를 유지했다. 반면 곤봉에서 유독 실수가 잦은 편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예행연습이었던 지난 4월 코리아컵도 마찬가지였다. 손연재는 리본(17.950), 후프(18.050), 볼(18.200)에서 고른 성적을 내며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곤봉에서 수구를 두 번이나 놓치는 치명적 실수로 15.700점에 그쳤었다.
물론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들도 실수를 한다. 특히 무거운 곤봉의 경우 가장 다루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곤봉을 보지 않고 뒤로 던져서 앞만 보고 받아내는 동작은 엄청난 숙련도 외에도 담력까지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선수들도 유독 곤봉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유일하게 두 개로 구성된 곤봉은 하나라도 놓치면 주워서 다시 연기를 펼치기가 매우 어렵다.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감을 안고 연기를 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개인종합으로 금메달이 좌우된다. 월드컵처럼 종목별 결선에서 만회할 기회가 없다. 한 번의 치명적 실수가 나오면 그대로 메달색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 신중한 연기가 요구되는 이유다. 손연재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 손연재는 9월말 터키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본인에게 인천 아시안게임만큼이나 중요한 무대다. 손연재가 인천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려면 이 대회 성적이 매우 중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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