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15승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몸 상태는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전제조건만 성립된다면 15승은 언제든지 이를 수 있는 목표다. 엉덩이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며 시즌 막판 전망을 밝히고 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7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2-0으로 앞선 7회 동점을 허용해 시즌 15승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투구 내용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한 경기였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경기 후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좋은 이야기로 격려했다.
승리가 없었을 뿐 긍정적인 대목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몸 상태에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왼 어깨, 그리고 엉덩이 부위에 통증을 느껴 두 차례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은 엉덩이 부상에서 돌아온 뒤 가진 두 번째 등판이었다. 만약 몸에 문제가 있었다면 내용에서 분명한 이상 징후가 드러나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2회 부진이 있었지만 몸에 이상이라기보다는 늘 찾아올 수 있는 일시적 난조였다. 그리고 스스로 불을 껐다. 무사 만루의 절대적 위기에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그 전까지 80마일대 후반에 머물렀던 직구(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은 95마일(153㎞)까지 올라갔다. 구속만 놓고 보면 부상 전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류현진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지표 중 하나다.
류현진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7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7회 직구 승부에 대해 “사인도 그렇게 나왔지만 직구 구속도 계속 잘 나오는 상황이었다. 나도 자신 있게 던졌는데 코스가 그렇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도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류현진은 7회 등판에 대해서도 “아쉬운 결과만 남았지만 괜찮아서 마운드에 올라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시즌 최다인 114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제 류현진은 세 번 정도의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보통 시즌 막판이 되면 몸에 이것저것 잔부상이 생길 때다. 피로도 누적된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뛰는 것이다. 류현진의 엉덩이 부상도 어쩌면 이런 범주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류현진이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앞으로 남은 중요한 등판과 포스트시즌 전망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애리조나전은 이를 예고하는 한 판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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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