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득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피해자 앞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강철나비와 그의 내연남. 끈질긴 악연으로 자식들마저 괴롭게 만드는 두 사람의 악행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 23회에서는 민혜린(심혜진 분)이 다시 한 번 서인애(황정음 분)를 찾아가 조용히 살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혜린과 인애는 길고 긴 악연의 끈으로 얽혀있는 사이.
혜린은 과거 인애의 엄마인 경화(임주은 분)과 자신의 남편 김건표(정동환 분)과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고 살인을 저지른 바 있다. 그의 내연남 박영태(정웅인 분) 역시 이 일에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영태는 한광훈(류수영 분) 형제의 아버지까지 죽였다.

두 사람은 과거부터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악행을 저질러왔다. 혜린은 아들 김태경(김준 분)이 인애에게 마음을 주자 여배우였던 인애의 테러를 지시하는가 하면, 영태는 인애의 성폭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혜린과 영태는 인애에게 끊임없이 시련을 주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 자신의 가족들이 마음을 다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혜린은 인애를 좋아하는 태경을 강제로 미국으로 보내는가 하면, 인애에게 온갖 모욕을 주는 모진 말을 내뱉기도 했다. 살인이라는 악행을 저지르고도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모습도 더욱 경악스럽다.
'끝없는 사랑'에서 악역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혜린과 영태. 두 사람은 인물들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복수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도가 지나친 악행으로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
이런 캐릭터에 그나마 설득력을 주는 것이 심혜진과 정웅인 두 배우다. 탄탄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두 배우는 혜린과 영태를 더욱 악랄하게 그려내고 있다. 심혜진은 극중 강철나비라는 별명을 가진 혜린의 카리스마를 고스란히 풀어냈고, 정웅인도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민준국 캐릭터를 뛰어 넘는 악역을 만난 활약 중이다. 두 배우의 악역 열연이 '끝없는 사랑'을 더욱 처절한 복수극으로 만드는 것만은 확실하다.
'끝없는 사랑'은 90년대 전후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살아 낸 주인공들의 꿈과 야망,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seon@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