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팔’ 윤형배, 홈런왕 박병호 피하지 않은 이유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9.08 10: 01

“박병호 선배, 붙어보고 싶었다.”
윤형배(20, NC)는 박병호를 피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윤형배의 강단이 있었다.
‘6억팔’ 윤형배는 지난 4일 목동 넥센전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3이닝 동안 7피안타(3홈런) 3탈삼진 1사사구 5실점. 당시 윤형배는 홈런 1위를 질주 중인 박병호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에게만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박병호는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한 경기 4홈런을 폭발시켰다.

윤형배의 1군 첫 등판을 지켜본 김경문 NC 감독은 “좋은 공도 있었지만 구속은 줄었다. 스스로 느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1군에서 경험하고 미국 마이너리그 교육리그를 거쳐 모든 과정을 소화해 자신감을 찾고 시즌을 마치면 형배는 내년 우리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데뷔전을 치른 윤형배의 마음은 어떨까. 신인다운 패기가 엿보였다. “처음이니까 열심히 했는데 많은 걸 배우고 느낀 경기였다”며 “던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준비하라고 하셔서 후회 없이 던지고만 오자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피홈런은 신경 쓰지 않았다. “타자가 삼진 먹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저만 맞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다. 부딪혀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박병호 선배한테 첫 타석에서 홈런 맞을 때도 직구만 던졌다. 붙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강단이 녹아 있었다.
2013년 우선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을 입은 윤형배는 지난 시즌 왼쪽 손목 골절상을 입고 1군 무대에 끝내 오르지 못했다. 북일고 3학년 시절 17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0.89로 활약한 윤형배였다.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무기인 150km 직구를 뿌릴 만큼 몸 상태가 올라오지 못했다.
윤형배는 올 시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몸만들기에 전념하며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올 시즌도 대부분을 잔부상에 시달리며 온전한 몸 상태 만들기에 집중해야 했다. 캠프 당시 윤형배는 “안 아프고 싶다. 1군에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록 목표를 이룬 시기는 늦어졌지만 늦게나마 1군에서 자기 공을 제대로 뿌린 윤형배다.
끝으로 윤형배는 “고등학교 때와 지금의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컨디션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은 다 보여드린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좋아지는 모습,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아프지 않고 계속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올해 1월 스프링캠프에서 윤형배를 두고 “올 시즌 (전력의) 키포인트”라고 했다. 최 코치의 바람이 내년에는 실현될까. 윤형배의 내년 시즌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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