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닥터K 본색, 9이닝당K '전성기 박찬호급'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8 06: 25

LA 다저스 류현진(27)이 '닥터K' 본색을 발휘하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은 전성기 'K머신' 박찬호 급이다.
류현진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6⅔이닝 7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15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하지만 탈삼진 9개는 지난 7월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10개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7월 이후 탈삼진 페이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6월까지 류현진은 15경기에서 89⅓이닝 동안 탈삼진 73개를 마크했다. 9이닝당 탈삼진 7.35개. 지난 시즌 기록한 7.22개와 큰 차이 없었다. 지난해 류현진은 192이닝 동안 15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7월 이후 10경기에서 류현진은 61⅔이닝을 던지며 65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9.45개로 증가한 것이다. 이닝당 하나 이상의 삼진을 잡으며 위력을 떨치고 있다. 볼넷이 줄어들며 탈삼진이 늘어나며 보다 더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났다.
현재 류현진의 탈삼진 페이스는 전성기 박찬호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전성기 박찬호는 선발투수로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갖고 있었다. 특히 개인 최다 18승을 올리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2000년에는 226이닝 동안 무려 21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8.64개.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6년 동안 9이닝당 탈삼진이 7.5개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힘 있는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피처였던 박찬호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은 '슬러브'를 주무기로 활용하며 '약물 시대' 빅리그 타자들을 제압했다. 2000~2001년 2년 연속 200탈삼진.
올해 7월 이후 류현진도 박찬호 못지않은 'K머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처럼 류현진의 탈삼진이 증가한 데에는 고속 슬라이더 장착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반기 막판이었던 7월 초중순부터 고속 슬라이더를 본격적으로 실전에서 쓰기 시작한 이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잘 유인하고 있다. 우타자에게 쓰는 체인지업처럼 좌타자에게 슬라이더가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구속 증가와 완급 조절도 빼놓을 수 없다. 7일 애리조나전에서 7회 110~114구 모두 93마일 이상 강속구를 계속해서 뿌릴 정도로 힘이 넘쳤다. 여기에 완급 조절까지 더해지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애리조나 중심타자 마크 트럼보는 "류현진은 남겨둔 무기가 있다. 아껴둔 2~3마일 구속을 필요할 때 쓰고, 그때는 아주 압도적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K머신으로 진화하고 있는 류현진, 점점 공략하기 어려운 '완전체' 투수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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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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