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1라운드를 1승 4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한국은 7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스포덱 아레나에서 벌어진 B조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3-25, 16-25, 21-25)의 완패를 당했다.
박상하 신영석 한선수가 10일까지 소속 군부대에 복귀해야하는 일정을 가지고 한국을 출발했던 대표팀은 다가오는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에 8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력투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채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나마 첫 경기에서 튀니지를 이겼고 세계최강이라는 브라질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벌여 한국배구의 자존심을 지킨 것이 이번 대회의 성과다.

앞선 경기에서는 핀란드가 튀니지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핀란드는 3승 2패(승점8)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튀니지는 5전 전패(승점1)로 B조 최하위다. 아시아지역 출전권을 가진 4개 팀 가운데 A조의 호주는 베네주엘라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2승 3패(4위)로 조 4위로 2라운드 티켓을 따냈다. C조의 중국은 2승 3패(4위)로, D조의 이란은 4승 1패(2위)로 2라운드에 각각 진출했다.
오른쪽 공격수(서재덕) 왼쪽 공격수(송명근 곽승석) 미들블로커(신영석 최민호) 세터(한선수)가 1세트 한국의 스타팅 멤버였다. 전날 브라질 경기에서 풀세트를 치르며 24득점의 큰 활약을 한 전광인과 박철우의 체력을 고려했고 송명근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박기원 감독의 뜻이었다. 한선수는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허리근육을 삐끗했지만 출전했다. 박상하는 여전히 허리가 무거워 보호차원에서 빼줬다.
초반 서재덕의 공격이 독일의 블로킹에 연속 막히며 2-6으로 뒤졌다. 첫 번째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었다. 상대의 높은 블로킹에 부담을 느낀 서재덕이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10-16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을 맞았다. 송명근이 그나마 큰 경기에 적응하며 점수를 뽑아준 것이 1세트의 소득이었다. 12-22에서 박철우가 투입됐다. 이민규도 들어가 분위기를 바꿨지만 세트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독일은 24-13에서 캄파의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끝냈다. 전날 2시간 24분의 혈투로 우리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귀국하는 장거리 비행 동안 선수들의 근육이 풀어질 것을 우려한 코칭스태프는 경기 5시간 전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시켰다.
2세트도 경기 양상은 같았다. 한국은 전날과 같은 리듬을 타지 못했다. 서브리시브도 흔들렸다. 5개의 서브에이스를 내줬다. 파이팅 좋은 서재덕이 열심히 공격했지만 4-8에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았다. 캄파의 서브에이스로 5-11이 되자 2번째 타임아웃을 불렀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11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박기원 감독은 독일전 승패보다는 부상방지에 더욱 신경을 썼다. 8-16으로 점수 차이는 줄어들지 않았다. 서재덕의 공격이 차단당해 세트포인트에 몰린 뒤 16-24에서 슈바르츠의 대각선 공격에 두 번째 세트도 내줬다.
3세트는 한선수 전광인을 투입해 실전감각을 조율했다. 초반이지만 경기 들어 처음 리드도 했다. 8-6에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았다. 전광인의 공격이 물꼬를 트자 서재덕도 살아났다. 전광인이 연달아 중앙에서 독일의 벽을 뚫었다. 독일은 타점 높은 사이드 공격으로 반격했다. 한국의 리드는 14-13까지였다. 이후 독일이 주도권을 잡았다. 14-16에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됐다. 2~3점차의 벽을 좁히지 못하던 한국은 전광인의 파이프 공격으로 20-21까지 따라붙었지만 한선수의 서브범실과 서재덕의 공격아웃이 나왔다.
그로체가 블로킹과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25-21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1-10으로 독일에 압도당했다. 서브에이스도 2-7로 뒤졌다. 최고득점은 서재덕의 10득점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친 것이 우선 기쁘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수준 높은 팀을 상대로 실전경험을 많이 쌓았다.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아쉬운 것은 브라질을 잡을 기회를 마지막에 놓쳤다는 것이다. 오늘 독일을 상대로 한 세트 정도 따냈으면 좋았겠지만 그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귀국하면 열흘의 기간이 남는다. 여기서 확인한 우리의 문제점(서브리시브)을 보완하고
원정으로 피곤해진 선수들의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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