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전면에 내세웠던 명절용 프로그램이 매년 설과 추석마다 브라운관을 가득 메웠었지만, 올 추석은 다르다. 명절용 프로그램 대신 그 어느 때보다 내실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쟁쟁한 라인업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대표 명절 예능으로 손꼽히는 MBC '아이돌 육상대회'마저 종적을 감췄다. 완성도와 화제성 면에서 저평가 받던 명절용 예능프로그램이 사라진 대신, 각 방송사는 신선한 아이디어, 탄탄한 구성을 앞세운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가득 채우며 추석 연휴를 새 예능프로그램 평가의 장으로 만들었다.
KBS는 기존의 포맷을 비틀고 확장한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예능을 준비했다. 쟁반노래방과 짝짓기 아이템을 2014년판으로 업그레이드 한 프로그램이 방송을 앞둔 것.

KBS는 '해피투게더'의 코너 쟁반노래방을 업그레이드한 '쟁반릴레이송'을 선보인다. 쟁반노래방과 '도전천곡'의 고품격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를 모으는 이 프로그램은 MC 신동엽-아이유를 필두로 임창정, 김창렬, 허각, 케이윌, 신용재, 에일리, 신보라, 허경환, 태진아, 박현빈, 홍진영, 원미연, 김완선, 김종민, 마마무 솔라 등이 출연한다.
또 '나의 결혼 원정기'는 MC 김국진과 김승수 김원준 박광현 조항리가 그리스 여신, 요안나와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며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짝짓기 프로그램으로, 첫회에서는 그리스의 이국적인 풍광이 다양한 볼거리를 안겼다.
MBC는 외국인 예능 아이템을 확장했다. 외국인들의 1박2일을 담은 '헬로 이방인', 북한에서 온 아내와 남한 남편이 출연하는 '한이불', 새터민과 한국 스타가 가족을 이루는 '한솥밥' 등이 또 다른 외국인 스타를 배출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나이 어린 스승과 나이 많은 제자의 과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가수들의 명품 대결 '나는 가수다', 건강 정보프로그램 '건강보감 리턴즈' 등도 준비됐다.
SBS는 명맥이 끊겼던 음악 방송을 부활시켰다. 스타가 인생의 OST를 소개하는 '열창클럽 썸씽'은 강호동과 배우 김정은이 뭉쳤다. '김정은의 초콜릿'을 기억하는 팬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김병만이 중국 주방의 요리를 배우는 '주먹 쥐고 주방장'도 지난 설에 선보였던 '주먹 쥐고 소림사'에 이은 도전프로젝트로, 추석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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