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 터진다’ SK, 잘 생긴 타선으로 4강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08 13: 00

빵빵 터진다. 안테나가 곳곳에 예민하게 섰다. 최근 SK 타선이 딱 그렇다. 너나 할 것 없이 터진다. 외국인 타자가 이탈한 이후 오히려 더 잘 생겨진 SK 타선이 팀의 4강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K는 다른 팀에 비해 타선 구축에 불리한 여건이다. 외국인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135홈런의 경력을 가진 루크 스캇은 부상으로 한 시즌 내내 제 몫을 못하더니 급기야 항명 사태까지 일으키며 퇴출됐다. 새 외국인 선수는 시간과 비용 문제가 겹쳐 영입을 포기했다. 하지만 당시 “없는 대로 한다”라고 호언했던 이만수 SK 감독의 자신감이 현실로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모습이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몇몇 주축 선수들의 부진에 통화권 이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던 SK는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과시 중이다. 후반기 29경기에서 팀 타율은 3할1푼1리로 삼성(.327)에 이어 2위다. 3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장타도 쏠쏠하다. 이 기간 득점권 타율은 3할3푼으로 역시 2위, 득점권 홈런은 14개로 3위다. 마운드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SK는 최근 타격의 힘으로 밀어붙여 승리를 따내는 경우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기둥이 되는 기지국이 든든하게 선 것이 가장 결정적이다. 전반기 부상과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던 최정과 박정권이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정권의 후반기 타율은 3할9푼8리, 최정은 3할5푼1리다. 두 선수가 중심타선에서 확실히 무게를 잡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리드오프 이명기가 4할2푼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고 주로 하위타선에 위치하는 김성현(.317) 임훈(.297) 한동민(.371) 나주환(.289) 등의 활약도 꾸준하다.
이렇게 활약이 고르다보니 전반기 내내 문제점으로 진행됐던 득점의 기복도 많이 줄어들었다. 어느 한 선수가 부진하면, 다른 한 선수가 해결해주는 선순환의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의 ‘해결사’ 혹은 ‘영웅’이 매번 달라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SK가 가장 잘 나갈 때 모습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SK의 최근 5승을 보면 결승타 및 해결사의 주인공이 모두 달랐다. 8월 30일 광주 KIA전은 조동화와 김강민이 맹활약을 했다. 8월 31일 KIA전 결승타는 박정권이 쳤다. 무승부를 기록한 2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한동민이 만루홈런을 쳤고 5일 문학 롯데전에서는 이명기가 5타수 5안타(1홈런)의 원맨쇼를 펼쳤다. 6회 잠실 두산전에서는 정상호가 결승 만루홈런을, 7일 두산전에서는 김상현이 6타점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 SK는 대체가 불가능한 몇몇 주축을 빼면 플래툰 시스템이 완성됐다. 이재원의 출전 여부, 이명기의 수비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곤 했던 라인업은 김상현 한동민이 살아나자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서도 바꿀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SK 타선에 통신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면, SK도 멀어만 보였던 4강에 진지하게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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