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FA 전략, 준척급 가치 끌어올리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08 13: 02

큰 바구니 하나에 상대를 이름값으로 압도하는 대어 하나를 담느냐. 아니면 바구니는 작더라도 여러 바구니에 고기를 골고루 담느냐. 어느 쪽이 옳은지는 결과론적인 일이지만 kt는 일단 후자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kt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전략은 준척급 선수들의 가치를 향상시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가능성을 남긴 kt는 자체 훈련과 연습 경기 일정으로 가을을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진짜 관심을 모으는 일은 따로 있다. 1군 진입을 앞두고 있는 kt가 본격적인 전력 보강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20인 외 보호 선수 지명, 외국인 선수 영입도 있지만 역시 가장 큰 화제는 FA시장에서의 동향이다. 다른 팀과 직접적으로 경쟁한다는 점에서 연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위상에 걸맞은 투자가 기대되고 있는 kt는 최근 최종 결정권자인 조범현 감독, 그리고 구단 수뇌부 및 실무자들이 모여 향후 전력 보강에 대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20인 외 보호선수 지명에서는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kt다.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 중 다른 팀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많아 옥석을 고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FA 시장은 무조건적으로 지명할 수 있는 20인 외 보호선수 지명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경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 정교한 계획을 필요로 한다.

구단이 가진 재원은 한정적이다. 탐나는 선수들을 모두 다 쓸어 담을 수는 없다. 선택 혹은 집중이 필요하다. 이런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kt는 영입할 수 있는 FA 쿼터를 모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생팀이라 아직은 전력에 구멍이 많은 kt다. 대어급 선수 한 명을 데려온다고 해도 나머지 포지션에 구멍이 많으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어렵다. 아직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멘토가 될 선수들이 곳곳에 필요하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때문에 대어는 아니더라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 kt는 20인 외 보호선수 지명에서 수준급 투수를 지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구단들이 일단 투수 자원부터 묶어 둘 가능성이 높아서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 세 명으로 선발진을 채우고 FA 시장에서 선발 한 명 혹은 중간 투수를 기웃거릴 가능성이 높다. 일단 선발 영입을 우선에 둔다는 분위기지만 중간 투수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수혈에 자신이 있다면 야수 쪽을 집중 보강할 수도 있다. kt 코칭스태프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만족감을 보이면서도 “당장 1군에서 풀타임을 뛸 만한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라는 데에는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올해 야수진에는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더러 있다. 이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kt의 움직임에 FA 시장에 나설 선수들도 내심 기대를 품고 있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이 올라가는 만큼 kt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간 대어급 선수들에 비해 소외되어 왔던 준척급 선수들의 가치가 좀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판이 깔린 가운데 kt로서는 이제 최대한 알짜배기를 영입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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