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이자 모범적인 생활로 유명한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6)가 퇴장을 당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커쇼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7회 갑자기 퇴장 조치를 명받았다. 애드리안 곤살레스와 맷 켐프의 백투백 홈런으로 스코어가 벌어진 후 올리버 페레스가 안드레 이디어에게 79마일 슬라이더를 맞힌 게 발단이었다.
그러자 구심을 맡고 있던 스캇 배리 심판원은 양 팀 벤치에 모두 경고를 줬는데 이에 그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발끈했다. 심판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퇴장됐고, 이에 덕아웃에서 고함을 치던 커쇼마저 1루수 라즈 디아스 심판원에 의해 퇴장 조치를 받은 것이다. 팀 월락 벤치코치까지 3명이 한꺼번에 퇴장됐다.

매팅리 감독은 올 시즌 3차례 포함 개인 통산 15번째 퇴장이었고, 커쇼도 개인 통산 3번째 퇴장. 매팅리 감독은 "왜 그 상황에서 모두에게 경고를 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약 상대 투수가 패스트볼로 맞혔으면 몰라도 우리 중 누구도 그런 의도를 생각하지 않았다"며 페레스의 사구보다는 심판의 경고 조치를 문제 삼았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지난해 여러차례 충돌을 빚으며 긴장 관계에 놓여있었다. 6월 중순에는 잭 그레인키와 이안 케네디(현 샌디에이고)의 빈볼이 촉발된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고, 9월에는 다저스가 애리조나 홈 체이스필드에서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후 수영장 세리머니로 인해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양 팀의 감정 악화를 우려한 심판이 사소한 몸에 맞는 볼에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그레인키는 "작년에는 애리조나와 강렬한 싸움을 했지만 올해는 그저 평범하다. 심판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맷 켐프도 "(이디어를 맞힌 공은) 70마일대 슬라이더였다. 심판들이 경고를 준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며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매팅리 감독이 퇴장당하자 덕아웃에서 고함을 치며 불만을 터뜨린 커쇼도 함께 퇴장되고 말았다. 커쇼는 덕아웃을 벗어나며 디아즈 심판원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그답지 않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심판들의 어이없는 경고와 퇴장 조치에 '모범생' 커쇼마저도 그만 폭발한 것이다.
한편 커쇼는 지난 2011년 9월25일에도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당시 6회 헤라르도 파라(현 밀워키)의 팔꿈치를 맞혔는데 전날 홈런을 치고 천천히 타구를 바라보며 그라운드를 돈 것에 대한 보복구. 당시 커쇼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항변했는데도 퇴장을 당했다. 애리조나와는 악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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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