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희망과 미래를 보고 왔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엠블 호텔로 이동해 감독 선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곧바로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오후 8시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A매치를 관전한다. 태극전사들과의 첫 대면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02 월드컵 때 한국에 상주하면서 독일분석관으로 활동했다. 당시 한국의 열정과 능력을 봤다. 한국이 국민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을 때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을 알았고 미래를 보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극복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알제리전 패배 후 마지막 경기서 승리가 필요했는데 젊은 선수들이 압박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이 다시 축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희망이 없었다면 감독직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감독직을 맡은 배경을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며칠 뒤 집으로 돌아가 빨리 한국에 복귀해 K리그와 13세 이하 선수들을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파악하기가 더 쉽다. 국내에서 좋은 선수들을 잘 발굴해서 비교하겠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 맡은 소감과 배경, 향후 계획은.
▲카타르에서 최근 몇 해 동안 기자회견을 하면 기자들이 2~3명 밖에 없었다. 한국이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 것 같다. 2002 월드컵 때 한국에 상주하면서 독일분석관으로 활동했다. 한국의 열정과 능력을 봤다. 한국이 국민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을 때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을 알았고 미래를 보고 감독직을 수락했다.
-한국을 어떤 팀으로 만들겠나.
▲모든 감독들은 여러 문제들을 갖고 있다. 1경기서 패배해도 그렇다. 최근 한국 감독들도 최선을 다했다. 특히 알제리전 패배 이후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이 부족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잘 준비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겠나.
▲특히 1경기의 스타일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점유율이 몇이었는지 패스, 슈팅이 몇이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셍각하지 않는다. 나는 결승전도 뛰어봤다.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등을 뛰어봤다. 기대치는 높을 것이다. 그래서 승리가 중요하다. 어떤 날은 티키타카, 어떤 날은 공중볼을 사용한다. 그런 것보다는 팀의 능력이 중요하다.
-감독으로서 우리가 모를 만한 경력은 무엇인가.
▲좋은 팀들과 함께 하면 성공하기 더 쉽다. 좋은 감독도 1군을 맡다 2군으로 강등될 수도 있다. 좋은 선수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나는 코트디부아르 같은 좋은 팀을 맡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도 참가했다. 독일 18세 이하 팀에서는 필립 람과 유럽챔피언십에서 2위를 했다. 1개 대회에서 평가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팀에서 최대한 결과를 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재능이 좋은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고, 못 따라오는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하는지가 중요하다.
-독일 유소년 팀을 맡았었는데 한국 축구에 접목할 부분은.
▲닫힌 문이 있으면 그 집에 들어갈 수 없다. 한국에 왔을 때 어떠한 전통, 문화를 갖고 있는지 다 살펴봐야 한다. 한국에 도착해서 며칠 동안 해야할 일이다.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독일 축구가 정답은 아니다. 두 국가의 좋은 점을 찾아서 접목시켜야 한다.
-한국 선수들을 얼마나 파악했나.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맺은지 얼마 안돼 파악할 시간이 없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입단 당시부터 어느 정도 소식을 접했다. 내일부터 선수들을 관찰하고 분석할 생각이다. 특히 오늘 오게 된 이유도 한국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감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망설임은 없었나.
▲과거엔 에이전트들이 이런 나라, 클럽이 관심이 있다고 했을 때는 고민을 했다. 한국 감독직 제의 때는 그런 게 없었다. 일주일 안에 모든 게 결정됐다. 보통 때는 이렇게 빨리 결정할 수가 없다.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바로 축구를 하지 않고 준비를 해야 할 수 있다. 카타르 거주 당시 집근처에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남태희도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규율이 잘 잡혀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감독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목표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첫 번째 목표는 며칠 뒤 집으로 돌아가 빨리 한국에 복귀해서 K리그와 13세 이하 축구 선수들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파악하기가 더 쉽다. 국내에서 좋은 선수들을 잘 발굴해서 비교하겠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어떻게 변해왔나.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젊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더 어려웠다. 알제리전 패배 후 마지막 경기서 승리가 필요했는데 젊은 선수들이 압박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이 다시 축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희망이 없었다면 감독직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 경험상 22~23살 때는 잘하는 축구를 했었다. 27~28살 때는 더 나은 축구를 했다. 어렸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했다. 나이가 들면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축구를 했다. 독일 대표팀과 비교하자면 2006 월드컵과 2010년 월드컵서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8년 뒤 거의 같은 팀원으로 구성했는데 우승을 했다. 이런 경험들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코칭스태프 구성, 피지컬 코치 등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 약속 받았나.
▲협회와 결정을 해야할 사항이다. 카를로스 아르모아라는 수석코치와 6년을 함께 했다. 2~3명의 한국 코치를 요청했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난 선수들 마음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울려야 한다. 한국 코치들은 한국 선수들의 습관 문화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인이 새로 오면 편견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나쁜 예로는 돈이나 명예 때문에 간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이긴다고 약속을 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을 토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임을 약속한다. 마지막 부탁은 파라과이와 10월에 첫 경기가 있는데 끝난 뒤 중의성을 지키면서 비판할 부분이 있으면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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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