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했던 슈틸리케-신태용의 첫 만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9.09 06: 30

"이번 경기의 감독은 어디까지나 신태용 코치다.", "감독님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고 손과 발이 되겠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과 신태용(44) 코치의 첫 만남은 더할 나위 없이 훈훈했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7위)은 8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우루과이(FIFA랭킹 6위)와 A매치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지난 5일 베네수엘라에 선제골을 내준 뒤 3-1 대역전승을 거뒀던 한국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후반 25분 호세 히메네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역대 7전 1무 6패로 열세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경기 내용면에서는 지난 베네수엘라전 못지 않은 투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꿔 스리백으로 나선 기성용(25, 스완지 시티)이 막강 우루과이 공격진을 한 골만 내주고 봉쇄하는 '키 플레이어'로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는 등 신 코치의 전술적 실험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이날 경기는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신임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의 눈앞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일산 엠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대표팀의 경기를 끝까지 관전했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도 신 코치와 함께 참석해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본 소감을 간략히 전했다.
감독의 빈 자리를 대신했던 코치와, 낯선 팀에 새로 부임한 감독간의 첫 만남은 훈훈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신태용이고 전술을 모르고 선수들에게 무엇을 요청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경기 소감에 대해서는 감독에게 묻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예의를 보였다.
하지만 "관중 입장에서 오늘 패배는 정말 아쉽다. 비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골대를 맞추거나 페널티킥 판정 번복 등 불운했다. 그러나 우루과이같은 큰 팀과 경기해서 졌고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의 말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칭찬에 신 코치도 "그동안 분위기부터 끌어올리려고 많이 다가가서 이야기했다. 스킨십 많이 하려고 했고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 자신감이 베네수엘라전에서 효과를 봤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오셨고, 아직 어떤 것을 생각하시는 지 모르는 만큼 감독님 생각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면서 손과 발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짧았던 감독대행 기간을 마무리짓고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할 코치의 본분으로 돌아가게 된 신 코치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선수들을 슈틸리케 감독님께 보여주겠다. 내가 보는 눈과 감독님 보는 눈은 다르다. 감독님 보는 눈에 맞게끔, 선수들의 장단점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려드리고 서포트하는 것이 내 역할이지 않나 싶다"며 '수석코치' 신태용으로서의 다짐을 전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감독과 코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둘의 훈훈한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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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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