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해민(24)이 신인왕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최근 들어 박민우(NC), 조상우(넥센) 등 경쟁 선수들보다 조금씩 앞서가는 분위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해민이 신인왕 경쟁을 펼치리라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신고 선수 출신 박해민은 1군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한 차례 출장한 게 전부였고 올 시즌 전훈 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박해민은 시쳇말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 선수다. 4월 12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1군 승격 기회를 얻은 박해민은 주로 대수비 또는 대주자 요원으로 뛰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지만 존재감은 그다지 없었던 게 사실.

이젠 다르다. 그가 빠진 삼성 타선은 악몽과도 같을 만큼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박해민은 올 시즌 10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리(252타수 77안타) 1홈런 28타점 55득점 29도루를 기록 중이다.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충분히 채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신인왕 등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듯.
무엇보다 박해민은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 신인 드래프트 때 지명을 받지 못했던 그는 신고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이후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방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는 부상 악령과의 사투 끝에 재기에 성공했고 평범한 2군 선수에서 1군 무대의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했다. 박해민의 성공 스토리는 수많은 2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이 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해민의 신인왕 등극 가능성에 대해 "팀이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짓는다면 메리트가 있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박해민이 올 시즌 삼성의 선두 질주에 큰 공을 세운 만큼 신인왕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미였다. 신인왕 출신 최형우(삼성 외야수) 또한 "(박)해민이처럼 열심히 하는 후배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해민 또한 신인왕 등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인왕 수상은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면서도 "아무리 수상 가능성이 적어도 경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