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절 연휴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시험대로 통한다. 지난 해 설 연휴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나, 추석 연휴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정규 편성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다. 때문에 각 방송사는 연휴마다 기획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을 앞다퉈 선보인다.
이번 추석 연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상암 개국 등이 맞물린 MBC가 가장 적극적이다. 외국인들의 1박2일 합숙생활을 담은 '헬로! 이방인', 북한에서 온 아내와 남한 남편들의 가상 결혼인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 한이불', 세대 차이를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로 풀어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이 그러하다.
그 가운데 SBS는 '주먹쥐고 주방장'과 '썸싱' 등 단 2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MBC뿐만 아니라 KBS도 '할머니는 1학년' '결벽대결 1mm' '쟁반 릴레이송' 등 총 3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대체공휴일을 더해 이번 추석 연휴가 사실상 5일인데 비해 가짓수만 따지만 SBS 소박한 편이다.

SBS 예능프로그램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최근 분위기도 반영한다.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정글의 법칙' 시리즈 외에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때문에 이번 파일럿 예능도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이 돋보인다. '주먹쥐고 주방장'은 도전의 아이콘인 김병만을 앞세웠다. '썸싱'은 KBS 2TV '불후의 명곡', JTBC '히든싱어' 등과 마찬가지로 노래에 예능과 감동을 더한다는 공식을 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엄청난 적자만을 남긴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를 탓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작비 절감 등이 필요하고, 아무래도 신규 프로그램의 발굴 등에 노력을 기울이기에는 역부족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다.
'열창클럽 썸싱'은 9일 오후 8시 40분, '주먹쥐고 주방장'은 오후 5시 4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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