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랭킹 6위 우루과이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가능성은 더 빛났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7위)은 8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우루과이(FIFA랭킹 6위)와 A매치서 0-1로 패했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후반 25분 호세 히메네스에게 결승골을 내주었다.
하지만 0-1 패배라는 결과보다 더 알찬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특히 2014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으로 인해 한국 축구 위기론까지 등장했던 지난 7월을 생각하면, 2개월 만에 다시 모인 대표팀은 그 때와 완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르게 된 이번 A매치 2연전은 브라질월드컵 대참패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았던 한국 축구의 희망 자체였다. 연달아 만원관중을 기록했고, 투지 넘치는 경기 내용으로 잃어버린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우루과이는 강했다. 간결한 패스워크와 스트라이커 이동국에게 가는 공을 끊어내며 중원을 압박하는 선수들의 플레이, 에딘손 카바니, 아벨 에르난데스 투톱과 막시 페레이라, 디에고 고딘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개인기까지 조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의리 논란을 배제한 라인업과 실험적인 전술, 이동국-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신구 선수들의 조화, 무엇보다 끈질기게 따라붙고 필사적으로 상대 골문을 두들기는, 시원하고 투지 넘치는 축구의 부활이었다. 2개월 만에 180도 다른 활기를 찾은 대표팀은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도 유감없이 제 실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곱씹을 정도였다.
손흥민과 기성용이라는 세련된 에이스들까지 더해진 한국 축구는 강한 팀을 상대로 한 때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빛냈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 체제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한국이 보여준 이 가능성은, 앞으로의 계획에 있어 가장 빛나는 자산이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