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6회말 1사 만루. 롯데는 끈질기게 추격전을 벌인 끝에 SK 꼬리까지 따라붙었다. 홈런 두 방에 0-5까지 끌려갔지만 밀어내기 볼넷, 그리고 최준석의 홈런포로 3-5로 추격했다. 무사 1,3루가 비록 1사 만루로 바뀌었지만 안타 하나면 동점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때 SK 마운드에는 이재영이, 롯데는 9번 김민하가 타석에 들어설 차례였다. 먼저 움직임을 보인 건 롯데 벤치였다. 직전 2경기 연속 홈런이 있었던 우타자 김민하를 빼고 대신 이날 경기에 앞서 1군에 등록된 좌타자 김대우를 내밀었다. 좌타자를 우투수에 붙인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SK 벤치가 움직였다. 이재영을 빼고 고효준을 투입한 것. 사실 고효준은 일찌감치 몸을 풀고 있었다. 5일 문학 롯데전에서 3⅔이닝 1피안타 5K 무실점으로 호투했었기에 자신감도 있었다. 게다가 이재영은 마운드에 오른 뒤 2루타 포함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제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대우 대타 투입은 롯데 쪽에서 SK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과 다름없었다.

좌완투수 고효준이 마운드에 오르자 롯데는 다시 김대우를 빼고 그 자리에 장성우를 대타로 넣었다. 장성우는 직전 타석까지 대타로 나와 5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이번에는 SK 벤치에서도 움직임이 없었다. 어차피 고효준이 최소 2이닝을 던져야 할 상황이었다.
그대로 진행된 승부는 SK의 승리였다. 고효준은 과감하게 직구로 정면승부를 펼쳐 장성우로부터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롯데는 따라갈 절호의 기회에서 병살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SK는 10-8로 승리를 거두고 최근 4연승으로 4강 합류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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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