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1.69' 김광현, 7이닝이 필요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10 06: 10

7월 이후 김광현(26,SK 와이번스)은 대한민국 최고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를 지배하던 시절인 2010년이 떠오를만큼 압도적인 모습이다. 7월 이후 김광현은 9경기에서 58⅔이닝을 소화, 5승 2패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6⅔이닝을 소화하고 있으며 모든 경기에서 2자책 이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만 8번, 퀄리티스타트+는 5번이지만 승리는 5번 뿐이고 패전은 2번이나 기록했다. 이는 SK의 헐거운 불펜이 원인 가운데 하나다. 박희수, 박정배 등 필승조 불펜이 와해된 이후 SK는 다른 투수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선발투수가 좀처럼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SK는 4연승을 달리며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제 4위 LG와는 불과 반게임 차, 2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이 보인다. 게다가 10일 경기는 에이스 김광현이 나서기 때문에 승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김광현이 잘 던진다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야구다.

직전등판인 4일 문학 롯데전만 봐도 그렇다. 그날 김광현은 최고 155km 직구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슬라이더, 그리고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커브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묶었다. 1점도 손아섭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해서 내준 것이다. 그러나 SK는 불펜난조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에 대해 SK 구단 관계자는 "김광현이 6회밖에 못 던져서 그렇다"라는 자조섞인 말을 했다. 선발투수가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것은 훌륭한 투구내용이다. 한 경기만 놓고 계산하면 평균자책점 1.50이다. 하지만 지금 SK에는 6이닝 1실점보다 7이닝 2실점이 가능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7이닝 2실점은 2.57이지만 불펜사정이 썩 좋지못한 SK이기에 틀린말은 아니다.
4일 롯데전에서 김광현은 6회에만 3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 107개가 된 김광현은 7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7회에 SK는 역전을 허용했다.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면 김광현과 SK 모두 승리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10일 경기는 김광현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SK는 4연승을 달리며 불펜소모가 심했다. 9일 롯데전은 양팀 모두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천신만고 끝에 SK는 10-8로 승리를 거뒀지만 마무리 윤길현과 진해수, 전유수, 이재영 모두 등판했다. 그리고 이들 모두 지친 탓인지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다. 롯데전에 강했던 고효준도 1⅔이닝을 던졌다.
김광현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승을 5로 늘린다면 SK의 포스트시즌 막차 탑승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에이스로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경기고, 또 올 시즌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06으로 나쁘지 않았던 롯데전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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