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팀 불펜 운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리고 그 계획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염 감독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예전엔 4점 차에서 승리조를 가동했지만 이제 5점 차에도 승리조를 가동한다”라며 승리조 운용 계획을 전했다.
이어 염 감독은 “어차피 추격조를 내보내 1~2명의 주자를 내보낼 바에는 승리조를 미리 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주자를 내보낸 상태에서 투수들을 바꾸면 승리조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9일 목동 한화전에선 넥센이 9-4로 앞선 7회초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조상우는 올 시즌 넥센에서 가장 믿음직한 승리조 임무를 맡고 있는 선수다. 조상우가 마운드에 오른 것이 의아할 수도 있으나, 염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적절한 순간에 등판한 것이다. 그리고 조상우는 구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한 이닝을 책임졌다.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다. 8회까지는 마정길이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9회에 등판한 김영민과 송신영이 4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넥센 타선은 이미 13점을 뽑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은 상황. 한화가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 기회서 4점을 뽑아 13-8로 추격했으나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엔 무리였다.
결국 염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7, 8회 조상우, 마정길이 등판하면서 깔끔하게 1이닝씩을 막아줬다. 넥센 타선은 9-4로 앞선 상황서도 7회 2점, 8회 2점을 추가로 뽑으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영민과 송신영은 다소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서 등판했고 4실점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염 감독의 계산속에 들어있던 것. 염 감독의 계산대로 5점 차에 승리조를 투입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마지막 이닝에서 4점을 준 것이 이날 경기의 옥에 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선이 미리 점수를 추가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또 승리조가 일찍이 투입되면서 2이닝을 막아준 결과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확실히 넥센의 팀 색깔을 보여준 경기였다. 팀 평균자책점이 5.36으로 5위를 기록 중이지만, 팀 타율은 3할1리로 1위를 마크하고 있는 넥센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강한 팀 타선, 그리고 약한 투수진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 염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경기였다. 계산대로 경기 운영이 되는 덕분에 넥센은 1위 삼성 라이온즈를 2.5경기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남은 경기에서 넥센이 삼성을 제치고 첫 정규 시즌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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