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누가 MVP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올 시즌 MVP 경쟁이 치열한다는 방증이다. MVP 경쟁자들이 모두 시즌 막판 힘을 내고 있는 가운데, MVP 트로피의 주인공이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염 감독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누가 MVP를 받을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 정도로 MVP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넥센 내에서 많은 MVP 경쟁자들이 나오면서 결과는 알 수 없는 향방으로 흐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선발로 나선 앤디 밴 헤켄은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9승째를 따냈다. 이로써 밴 헤켄은 프로야구에서 역대 7번째로 선발 2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남은 경기서 1승만 올린다면 대기록을 작성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박병호는 이날 경기서 시즌 48호를 쏘아 올리며 홈런왕 경쟁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남은 경기서 2개의 홈런만 기록한다면 이승엽, 심정수에 이어 프로야구에서 50홈런 고지를 밟은 3번째 선수가 된다. 게다가 이날 솔로포를 포함해 2타점을 올리면서 111번째 타점을 올렸다. 이 타점으로 박병호는 이 부문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108타점)를 3개 차로 따돌렸다.
염 감독인 이날 경기에 앞서 “50홈런에 타점왕을 차지한다면 MVP가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넥센 중심타자 박병호는 이날 경기서 48호와 함께 111타점으로 타점왕 경쟁에서 앞서갔다. 염 감독의 의견대로라면 박병호가 MVP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경기도 지켜봐야 한다. 밴 헤켄, 박병호 외에도 서건창, 강정호 등의 경쟁자가 존재한다. 이 역시 모두 넥센 소속의 선수들이다.
밴 헤켄, 박병호의 경쟁자들에 대해서 염 감독은 “서건창이 200안타를 기록한다면 MVP가 유력하다”면서 “올 시즌 페이스대로 144경기를 치렀다면 서건창은 200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어떤 선수가 MVP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강정호 역시 올 시즌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수비에 부담이 많은 유격수로서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기록들에서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강정호는 올 시즌 타율 3할6푼 38홈런 107타점 108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강정호는 40홈런-100타점-100득점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 타고투저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포지션의 특성상 MVP도 문제없어 보이는 성적이다.
넥센은 이들의 활약 덕분에 올 시즌 제일 먼저 70승 고지에 선착할 수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여러 선수들의 활약에 염 감독도 특정 선수를 MVP로 추천할 수 없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 넥센의 힘을 증명함과 동시에 올 시즌 프로야구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시즌 직후 단 1명에게만 주어지는 MVP, 그 주인공이 누가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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