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적신호‘ LG, 기본부터 다시 챙겨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9.10 06: 10

최대위기에 봉착한 것인가.
LG 트윈스의 4위 사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역전패로 내리 3경기를 내줬다. 시즌 초반처럼, 전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다. 극적인 홈런으로 리드를 잡아도 허무하게 다시 리드를 내준다. 리그 최강이었던 불펜진은 수비 에러와 함께 붕괴된다. 진흙탕 야구 속에서 불펜 소모는 극에 달하고 있다. 어느덧 5위 SK와는 0.5경기 차이. 10일 경기 결과에 따라 약 20일 동안 지켜왔던 4위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패배의 원인은 분명하다. LG의 색깔이 없다. 막강 불펜을 앞세워 역전승을 반복했던 것과 정반대다. 1점차 리드에도 흔들리지 않았었는데, 최근 1점차 리드는 마치 풍전등화와 같다. 선수들은 항상 쫓기고 있고, 찬스를 허무하게 날린다. 수비위주의 라인업으로 마운드에 안정을 가져오고, 확장엔트리로 넓어졌던 선수 가용 폭을 좁힐 필요가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 LG의 야구를 되찾아야한다.

▲역전패 근본원인은 수비 에러...내야 안정 필수
9일 광주 KIA전은 2루 수비에러와 포수 송구에러로 자멸한 경기였다. 3회말 1사 1, 2루에서 4-6-3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해야 했는데 에러를 범했고, 동점을 허용했다. 3회초 만루 홈런으로 잡은 기세가 한 번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7회말에는 상대의 더블스틸에 어이없는 송구에러를 범하며 허무하게 실점했다. 7회초 무사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곧바로 마주한 위기서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수비 베스트라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경기서 LG는 상대 선발투수 김병현을 잡기 위해 좌타자 6명을 배치, 김용의를 2루수로 기용했으나 역효과만 났다.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가장 2루 수비가 안정된 박경수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타율과 출루율에서 김용의가 박경수에 우위에 있으나, 팀 공격력 전체를 좌우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현재윤의 기용도 재고할 부분이다. 주전포수 최경철이 지치면서 현재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현재윤의 경기감각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7일 대전 한화전서 이동현과 충돌한 것을 비롯해, 무리한 주루플레이와 송구미스로 상대에 흐름을 내주곤 한다. LG 포수 중 가장 경험이 많은 현재윤이지만, 복귀를 서둘렀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어딘가 붕 뜬 듯한 모습으로 실수가 반복된다. 최경철의 체력을 세이브해야만 한다면, 올 시즌 더 오래 팀원들과 호흡해온 김재민을 선택하는 게 낫다.
LG는 대량득점이 아닌, 최소실점으로 이기는 팀이다. 야수들이 투수를 잘 받쳐줘야 한다. 때문에 수비 안정은 필수다. 그런데 9월부터 치른 6경기서 에러 6개를 저질렀다. 이렇게 에러가 쌓여서는 승리할 수 없다.
▲두터운 선수층?...모두가 주역일 수는 없다
9월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면서, 대타 대주자 대수비 기용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닌, 번트를 위해 대타를 쓰고, 도루가 아닌, 안타시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대주자를 쓴다. 그러나 새로 합류한 이들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희생번트가 절실한 상황에서 번트에 실패하고 주루플레이 미스로 허무하게 아웃카운트를 낭비한다.
양상문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확장엔트리를 통해 우리 팀 선수층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상대 팀에서 위협적이라 느낄만한 선수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들은 1군 경기가 낯선 듯 기존선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장면이 빈번하다. 묘수를 바라봤지만, 결과는 악수다.
물론 선수 모두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승리를 따내면 좋다.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모두가 승리의 주역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익숙한 선수들끼리 호흡을 이어가는 게 오히려 전력을 안정시킬 수 있다. 체력안배도 중요하지만, LG는 앞으로 5일 동안 3경기만 치른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약 2주 동안 시즌이 중단된다. 선수 가용 폭에 대해 다시 고려할 때다.
▲너무 큰 이동현 공백...류제국의 에이스 본능 절실
LG는 10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로 류제국을 예고했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 류제국이기에 호투를 기대할만 하다. 올 시즌 KIA와 2번 맞붙어 선발승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11이닝동안 3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다했다. 변수라면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 류제국은 올 시즌 단 한 차례 4일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6월 23일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린 후 6월 28일 SK전에선 5이닝 4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셋업맨 이동현의 출장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머릿속에 넣어둬야 한다. 양상문 감독은 9일 경기가 끝난 후 “내일 동현이의 목 상태를 한 번 더 지켜볼 것이다. 투구하는 오른쪽은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왼쪽에 통증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8회 이동현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으나, 양 감독은 이동현을 무리시키지 않으려 한다. 그만큼 류제국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는 게 연패탈출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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