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내야수 안치홍(25)이 완벽한 클린업트리오로 진화하고 있다.
안치홍은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0-7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막판 역전극을 일구며 9위 한화와 경기차를 1.5경기차로 벌렸다.
이날 안치홍의 타격은 해결사 그 자체였다. 1회말 김주찬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1사 3루에서 내야 땅볼을 날려 선제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1-4로 뒤진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2사2,3루에서 가볍게 밀어쳐 2루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3-4로 뒤진 5회말 1사1루에서도 밀어치기 안타를 날렸고 도루까지 성공해 동점으로 이어지는 발판을 놓았다. 7회는 4구를 골라 역전득점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안치홍은 8회 결정타를 날렸다. 김주찬의 2루타로 8-7로 역전에 성공한 뒤 이어진 2,3루 찬스에서 또 다시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찬스에서 커다란 스윙이 아닌 컴팩트 타격으로 타점을 쓸어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5타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이었다. 시즌 84타점까지 끌어올려 나지완을 제치고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 3할4푼3리는 김주찬에 이어 2위.
무엇보다 후반기부터 꾸준히 클린업트리오로 출전하면서 영양가 만점을 타격을 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입단 당시 안치홍은 3번 타자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걸맞는 타격을 못해 주로 클린업을 지원하는 하위타선에 포진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의심할 수 없는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대표 탈락의 충격을 받고도 고감도 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안치홍에게 남은 시즌도 중요하다. 두 가지의 목표가 생겼다. 우선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다. 9월 9일 현재 18홈런-1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하나는 개인 100타점. 16타점을 보태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확실한 중심타자로 성장한 안치홍이 20홈런-20도루와 100타점의 주인공이 될까. 어쩌면 남은 시즌 KIA의 유일한 위안거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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