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농구의 자존심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67) 감독이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이끄는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2014 FIBA 스페인 농구월드컵 8강전에서 슬로베니아를 119-76으로 완파했다. 미국은 터키를 73-61로 꺾고 올라온 리투아니아와 준결승에서 만나게 됐다.
미국은 결승까지 무난하게 올라갈 전망이다. 미국의 결승상대는 주최국 스페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2연패를 달성한다면 슈셉스키 감독은 2006년 미국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부터 A매치 75승 1패, 승률 98.7%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슈셉스키 감독은 40년 전 인디애나 대학에서 바비 나이트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75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34년 넘게 명문 듀크 대학을 지도하고 있다. 그랜트 힐 등 그가 배출한 슈퍼스타, 명감독이 부지기수다. 슈셉스키는 미국대학농구 디비전1 통산 910승 248패, 승률 78.6%로 남자농구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기록은 903승의 스승 바비 나이트 감독이었다.
대표팀 경력도 화려하다. 1979년 미국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를 맡은 슈셉스키는 1984년 LA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매직 존슨 등이 총출동한 1992년 오리지널 드림팀의 유일한 현역멤버다.
미국은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에 그쳐 세계최강이라는 자존심이 금이 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래리 브라운 감독이 지휘하던 미국은 다시 한 번 동메달에 그쳤다. 이에 미국농구협회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지휘봉을 맡긴 남자가 바로 슈셉스키였다. 2006년 사이타마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미국은 그리스에게 95-101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슈셉스키 감독의 유일한 패배다. 이후 슈셉스키가 지휘하는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터키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모두 제패하며 무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당초 슈셉스키는 지난해를 끝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땅한 후임이 없다는 미국농구협회의 간곡한 요청에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르브론 제임스 등 슈퍼스타들이 빠지는 위기상황에서 올해도 미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슈셉스키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승률 100%를 기록한 미국 대표팀 감독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슈셉스키처럼 A매치를 70경기 이상 치르며 오래 감독생활은 한 인물은 없었다. 슈셉스키 감독의 얼굴이 곧 미국농구의 자존심인 셈이다.
jasonseo34@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