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욘세’ 효린이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이어 ‘나는 가수다’도 접수했다. 전설의 가수들만 나온다는 ‘나는 가수다’에서 최초로 아이돌 참가자로 출연한 그는 대선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내며 많은 청중평가단의 지지를 받았다.
효린은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추석특집 예능프로그램 '2014 나는 가수다'에서 선배 가수 박선주의 ‘귀로’를 불러 준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선배들을 이겼을 뿐 아니라 자신의 주 무대였던 ‘불후의 명곡’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서 거둔 값진 성취였다.
이날 효린은 ‘나는 가수다’에서 유일한 20대 참가자이자, 최초의 아이돌 가수였다. 그 때문인지 그는 1라운드 때부터 “아이돌이 나밖에 없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존경한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라 기쁘기도 하고 걱정도 했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경연의 순서를 정하는 시간이자, 가수들에게는 몸 풀기 시간이 되기도 했던 1라운드에서 효린은 자신이 속한 그룹 씨스타의 ‘마보이’를 열창했다. 경쾌한 노래와 건강한 섹시미가 돋보였고, 평소 알고 있는 가장 효린 다운 모습이었다.
다른 가수들 역시 안전한 선택을 한 가운데 1라운드 결과가 나왔다. 효린은 시나위와 함께 하위권에 머물렀고, 결국 본 경기라 할 수 있는 2라운드에서 두 번째로 노래를 부르게 됐다. 다소 불리한 조건을 받아든 효린은 침착하게 두 번째 무대를 선보였다.
두 번째 무기는 반전의 정공법이었다. 화사한 하얀색 의상을 입었던 1라운드와 정반대로 2라운드에서 그는 검정색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앉았다.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춤은 없었다. 담백하고 애절하게 감정을 실어 노래를 부를 뿐이었다. 가창력 뿐 아니라 이를 타고 흘러나오는 감정이 청중평가단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정공법을 택했던 것이 통한 걸까? 효린은 ‘나는 가수다’의 터줏대감 더원의 뒤를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별히 30대 청중평가단과 50대 청중평가단은 그를 1위 가수로 꼽으며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했다. 이처럼 중·장년층의 지지로 ‘나는 가수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효린이 이미 아이돌이라는 틀을 벗어나 가창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가수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한편 MBC 상암시대 개막을 맞이해 상암 MBC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이번 '2014 나는 가수다'에서는 시나위, 김종서, 박기영, 플라이투더스카이, 더원, 효린, 윤민수 등 총 7팀의 가수들의 경연을 펼쳤다. 김성주와 윤민수가 공식 진행을, 남희석, 김신영 조세호가 스튜디오 MC를 맡아 입담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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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는 가수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