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2' 무모함을 도전으로, 강형철 감독 3연타 치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10 10: 31

강형철이 의미 있는 '흥행 감독' 타이틀을 굳히게 될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타짜-신의 손'은 지난 9일 전국 47만 4,510명의 관객을 동원, 지난 3일 개봉 이래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이어갔다. 누적관객수는 207만 3,337명이다.
영화 '과속 스캔들'(08)로 무려 824만명(이하 영진위)의 관객을 모으며 상업영화판에서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하고, 3년 뒤 선보인 '써니' 역시 736만 명의 최종관객수를 기록하며 데뷔작 흥행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였음을 보여준 강형철 감독이 3연타를 노리고 있다.

그것도 이 두 휴먼드라마에서 장르를 이탈한 '타짜-신의 손'으로.
그렇기에 '타짜-신의 손'이 투자배급사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적을 낸다면 강형철 감독은 단순한 흥행 감독을 넘어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스펙트럼 넓은 연출자로 의미를 더하게 된다. '잘 하는 것만 잘 하는' 감독이 아닌 '하고 싶은 것도 잘 하는', 신뢰감을 주는 연출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타짜-신의 손'은 허영만 화백과 김세영 작가 원작, 그리고 최동훈 감독이 만든 '타짜'(06)의 후속작이란 후광을 입었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짙은 그늘이다. 특히 전작 '타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68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작품성과 흥행성 둘 다를 잡으며 최동훈 감독에게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아줬다.
이런 상황에서 그 후속편의 연출을 맡는다는 것은 잘 해야 본전일 수 있고, 더욱이 같은 추석 시즌에 개봉해 직접 비교가 될 것이 뻔 했다. 또 사실 데뷔와 동시에 흥행 3연타를 친 감독이 거의 없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연이어 성공시킨 최동훈 감독 정도만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만에 추석 시즌 개봉하는 속편에 겁 없이 뛰어든 강형철 감독은 무모함을 대담한 도전으로 바꾸며 '타짜' 시리즈에 새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시리즈의 연속성을 염두에 둔 듯 하면서도 자신만의 재기발랄한 색채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전작에 어설프게 기대기 보다는 '싹 다르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고니(조승우)의 조카 대길(최승현)이 주인공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젋어진 분위기에 리듬감과 속도감을 입혔다.
영화 '과속 스캔들','써니'를 통해 한국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휴먼 코미디에 대한 감각을 입증한 강형철 감독이 살벌한 도박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지 호기심을 일으켰는데, 강형철 스타일은 소재와 주제에 묻히지 않았다.
이야기에 함몰되지 않는 영상과 음악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전작에서 보여준 다양한 캐릭터들을 특유의 웃음 코드를 집어넣어 감성적으로 살리는 장기를 보여준다. 큰 사이즈에서도 '강형철표'란 네임 태그를 다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타짜'로만 봤을 때, 최동훈 감독이 상업영화의 귀재라면 강형철 감독은 스타일리스트다. 과연 강형철 감독이 연타석 홈런을 날릴까 보다 '타짜 그 이후'가 더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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