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을 환희 비춘 슈퍼문. 동양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불길한 것으로 인식한다. 영어로 '미친 사람'을 뜻하는 '루나틱(lunatic)'이 달을 뜻하는 라틴어 루나(luna)에서 비롯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다저스 수비는 한 순간 팬들을 '멘붕' 빠뜨렸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다저스가 8-1로 앞선 6회 1사 1, 2루 상황. 샌디에이고 르네 리베가의 중견수 플라이 타구를 다저스 푸이그가 어렵지 않게 잡았다. 하지만 여기서 누구도 예상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2루를 향해 스타트한 1루 주자 리리아노가 귀루하기 전 아웃시킬 요량으로 푸이그가 1루를 향해 볼을 던진 것이 화근이었다. 송구는 어이 없이 빗나갔고 백업 플레이에 들어갔던 포수 A.J. 엘리스가 잡았다. 엘리스는 2루를 향해 달리던 리리아노를 겨냥해 볼을 던졌지만 다시 악송구.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2루수 디 고든이 아닌, 백업 위치에 있던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잡아야 했다.

이 순간 3루에 닿았던 2루 주자 솔라르테가 홈을 향해 뛰었다. 라미레스가 홈을 향해 다시 송구, 하지만 이 볼도 역시 악송구였다. 솔라르테는 물론 리리아노까지 홈으로 달려오던 상황. 커쇼가 홈플레이트 커버에 들어갔지만 포수 엘리스가 잡아 커쇼에게 던졌을 때는 이미 리리아노는 홈플레이트를 지나간 다음이었다.
허탈한 커쇼는 잡았던 볼을 위로 툭 던진 뒤 마운드로 돌아갔다. 하지만 커쇼는 다음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을 삼진으로 잡아 주자 2명의 득점을 모두 비차잭점이 됐다.
한 순간 무너진 다저스 수비진. 슈퍼문의 기운이 다저스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하지만 다저스는 커쇼의 호투속에 샌디에이고를 9대4로 꺾고 4연승을 기록,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3.5게임차로 더 벌리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