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해외 흥행 1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10 11: 07

할리우드 영화 '비긴 어게인'(존 카니 감독)이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전문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이 해외에서 가장 큰 수익을 거둔 나라는 한국(South Korea)이다.
한국은 631만 8,433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미국(1576만 달러)을 제외한 전 세계 2위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추석 황금 연휴에서 관객몰이를 더해 9일까지 누적관객수 135만 9,713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달 13일 개봉한 '비긴 어게인'은 대체 휴일인 오늘(10일) 14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비긴 어게인'이 쟁쟁한 한국영화들과 화제의 외화들 사이에서 국내 박스오피스의 복병이 된 이유는 음악의 힘이 컸다. 더불어 영화는 다양성 영화 같지 않은 상업 영화, 즉 메이저와 마이너 감성의 절충 혹은 흡수했다는 데 그 성공 요인이 있다.
'비긴 어게인'은 다양성 영화로 분류돼 있지만 그 사이즈는 결코 작지 않다. 연출을 맡은 존 카니 감독의 전작인 '원스'의 제작비가 단 15만 달러(1억 5천만원)였던 것에 비해, '비긴 어게인'은 2500만 달러(253억원)다. 한 마디로 '비긴 어게인'은 '원스'에 비하면 초대작이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서 2500만 달러는 소소한 수준이지만, 같은 음악영화, 그리고 존 카니 감독의 작품이란 점에서 '원스'와 비교했을 때는 그 차이가 뚜렷하다.
더불어 '원스'의 남녀 주연배우였던 글렌 핸사드, 마케타 잉글로바 등은 당시 연기 경험 전무의 뮤지션들이였것과 다르게 '비긴 어게인'은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마룬5’ 애덤 리바인 등 할리우드 톱스타와 톱가수들이 출연한다. 음악 프로듀서로 변신한 마크 러팔로를 보면 '어벤져스'의 슈퍼히어로 헐크가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국 출신 여배우다.
한 마디로 주류와 비주류의 혼재가 이 영화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었다. 음악영화에 유독 예민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에게는 보다 정제된 영화의 느낌이 불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음악 그 자체가 주는 마력을 거부하기 힘들 것이고, 매끈한 주류 상업영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톱스타들이 등장하는 음악을 소재로 한 이 따뜻한 휴먼드라마가 사랑스러울 법 하다.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자체가 이 영화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주류와 비주류,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 사이의 간극과 그 고민을 전달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진정한 성공에 대해 묻는다. 더불어 '좋은 것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본다'란 믿음도.
그렇다고 영화는 외피가 말해주듯 순수 예술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이를 들어주는 대중이란 것을 인지하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상업적 가치가 중요함도 안다. 다만 흔히 사람들이 부르는 '성공 지점'에 가서도 비주류 감성을 잃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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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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