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의 여자들의 진짜 일상이 펼쳐졌다. 각기 다른 상황, 다른 고민이 있지만 이 즈음의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엔 충분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SBS 리얼리티프로그램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는 결혼을 위해 남자친구와 부모님에게 소개하는 임현성, 남자친구의 마음을 얻고 싶지만 쉽지 않은 최정인, 학력과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최송이, 변호사라는 화려한 직업 속에 숨겨진 고충을 드러내 보이는 오수진의 모습으로 꾸며졌다.
임현성의 도시는 제목처럼 달콤했다. 그는 이제 가족이 되려는 남자친구를 데리고 부산 집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남자친구는 임현성과 함께 '연마'한 젓가락 실력을 선보였고, 무사히 이들의 만남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그의 남자친구가 긴장하며 임현성을 신경쓰이게 했지만 이 또한 행복한 과정의 하나였다. 그리고 다시 서울이라는 도시로 돌아가는 임현성의 뒷모습은 행복이 가득했다.

반면 최정인은 자꾸만 확신을 주지 않는 것만 같은 남자친구의 마음을 잡으려 애썼다. 그는 붉은 팔찌를 선물하며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것'이라는 도장을 찍기도 하고, 그에게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 '죽일 놈'을 들려주며 슬쩍 마음을 떠보기도 했다. "원래 질투 같은 건 하지 않던 사람이었다"는 그는 남자친구 앞에서 평범한 고민을 하는 평범한 여자였다.
세번째 여자 최송이는 연애와 일을 병행했다. 미용사인 최송이는 다른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생활 패턴으로 남자친구와 그리 오래 눈을 맞추고 있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최송이는 이 일을 사랑했다. 대학을 중퇴한 그는 "대학교 자퇴까지 하고 시작했는데, 그만두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봐 무서웠다"고 당시의 두려움을 떠올렸다. 그럼에도 그는 1살 터울의 언니를 대학까지 보낼 정도로 가족에게 뒷받침이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남들과 같은 삶을 살지 못하는 감정과 선택한 길에서 어긋나지 않으려는 최송이의 고민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오수진은 변호사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감춰진 직장인으로서의 현실적인 자신을 보여줬다. 선배들이 그에게 건네는 일들은 쌓여만 가고, 회식에서의 술잔은 그를 걱정스럽게 만들기도 혹은 풀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취직을 하기까지 겪었던 많은 고난과 첫 직장에서의 해고 통보를 기억하며 "(첫 직장에서) 재계약이 안 됐고, 그래서 술이 늘게 된 것도 있다"고 웃어보이는 오수진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술잔을 기울이는 누군가와 같았다.
이처럼 '달콤한 나의 도시'는 네 여자의 진짜 일상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직업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른 이들은, 다르기에 다양하게 서른 즈음의 여자들을 대변했다. 결혼을 앞둔 시청자라면 임현성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 이라면 최정인을, 평범치 못한 직업을 가진 시청자는 최송이를, 상사의 눈치를 보고 일에 치여사는 누군가라면 오수진을 보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교양과 예능의 중간에 선, 굳이 정의내리자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네 주인공의 일상을 리얼하게 따라가며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로부터의 공감이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이 특징을 충분히 살렸다. 서른 즈음의 여자들의 일상을 엿보며 서른 즈음의 여자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달콤한 나의 도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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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