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희망 '155km' 최대성이 돌아왔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11 06: 11

2012년 9월 7일, 롯데 자이언츠 강속구 불펜투수 최대성은 한화 이글스전에서 장성호를 상대로 바깥쪽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당시 그 공의 구속은 159km, 더욱 대단했던 건 좌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정확하게 공이 꽂혔다는 사실이다. 장성호는 고개만 내저으며 최대성의 강속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2012년 롯데 필승조로 맹활약을 펼친 최대성을 상징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그 해 최대성은 71경기에 등판, 8승 8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59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양떼야구'의 핵심선수였던 최대성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강속구를 앞세워 롯데 불펜에 깊이를 더했다.
그러나 2013년, 최대성은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는다. 시즌 시작 전부터 팔꿈치가 아팠지만 수술보다는 재활쪽을 택했고, 결과는 좋지 못했다. 1군 13경기에만 출전하고 시즌을 접었던 최대성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면서 마무리투수 후보로까지 꼽혔다.

하지만 올 시즌 최대성은 1군과 2군을 오갔다. 성적은 36경기 2승 1패 39⅓이닝 평균자책점 2.75, 일단 평균자책점만 본다면 훌륭한 성적이지만 잦은 볼넷허용과 높아진 피안타율 때문에 믿음을 사지 못했다.
그랬던 최대성이 달라졌다.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른 이후 4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하며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행진 중이다. 4경기 모두 실점이 없어 평균자책점은 제로. 이제야 2012년 구위를 되찾은 최대성이다.
특히 10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은 최대성의 부활을 완벽하게 알리는 경기였다. 이날 최대성은 11-5로 앞선 8회 1사 2,3루에 등판, 정상호와 나주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에도 3타자를 간단히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점수차가 커서 따로 홀드나 세이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구위와 제구 모두 합격점을 받을만한 경기였다.
최대성은 최고 155km 낮게 제구되는 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박했다. 게다가 이날은 변화구의 제구까지 완벽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새로 장착한 체인지업을,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졌다. 강속구투수가 제구까지 갖추자 SK 타자들은 제대로 공을 치지 못했다.
최대성은 경기 후 "몸 상태는 시즌 초중반 아무래도 출전을 많이 안 해서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리고 다른 투수들이 지쳐있을 때 힘을 내려고 한다"고 마음가짐을 밝혔다.
수술 이후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수술 이후에 몸 상태는 아무래도 좋아졌는데 공끝 힘이 떨어진게 느껴졋다"며 "훈련을 거듭하며 직구 스피드나 공끝의 힘을 붙이고자 했다. 그게 올라가니 동시에 변화구도 자신감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불펜투수들의 체력소모가 심해 시즌 막판 고전하고 있다. 이럴 때 돌아온 최대성은 천군만마와도 같다. 최대성 자신도 "구위는 내가 생각해도 (2012년과 비교했을 때) 회복한것 같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롯데 불펜의 반격은 최대성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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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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