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를 떠올리면 리그 최고의 공격력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팀홈런(188개)이 독보적 1위로 '남자의 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올 시즌 선두 삼성을 2.5경기 차로 추격 중인 넥센은 8월 이후 19승9패로 가장 높은 승률(.679)을 자랑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 10일 기준 71승1무44패를 기록 중이라 남은 12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지난해 세웠던 팀 시즌 최다승(72승)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삼성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는 넥센이다.
넥센을 이끄는 것은 화려한 방망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점수를 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수비력을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넥센은 올 시즌 LG와 함께 가장 많은 116경기를 치렀으나 65개의 팀 실책으로 삼성(111경기 62개)에 이어 해당 부문 최소 2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에는 팀 평균 23개의 실책이 나온 가운데 총 10개(최소 1위)의 실책에 그쳤다.

특히 넥센의 야수진은 올해 48개의 팀 실책을 기록해 리그에서 가장 적은 야수 실책을 저질렀다.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황금 내야진'은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택근, 유한준 등 중견 외야진은 리그 수준급의 수비력을 갖췄다. 특히 유한준은 각팀 관계자들이 뽑는 외야 수비 1인자다.
넥센은 스프링캠프 때 개인 타격 훈련은 자율적으로 하되, 팀 모두가 생각과 행동을 공유해야 하는 주루,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한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심재학 외야수비코치, 홍원기 내야수비코치 등 내외야 코칭스태프가 각팀 선수들을 분석한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있어 타자 뿐 아니라 볼카운트마다 달라지는 수비 시프트를 볼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식을 많이 주는 대신 '한 경기 3시간에 집중할 것'을 세뇌시키 듯이 주문하고 있다. 경기 전 훈련을 가장 많이 생략하는 것도 넥센이다. 선수들은 "경기 전에 불필요한 힘빼기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경기에서 더 집중하게 되고, 쉬어도 경쟁에서 밀릴까봐 알아서 할일을 찾게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강팀의 조건에서 빼놓지 않는 하나가 바로 수비다.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어도 수비,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기 때문. 넥센은 지난해 최다 실책 2위(79개)의 굴욕을 한 시즌만에 벗고 성장 중이다. 지난 7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넥센의 가을 야구를 기대해보는 것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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