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괜사랑' 도경수, 안방 울린 '발연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9.11 09: 17

비밀은 '발'에 있었다. 남자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친구의 실체가 환시임을 깨달았고, 친구의 상처투성이 발을 닦아줌으로써 자신의 과거와 화해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15회에서 재열(조인성)은 해수(공효진)의 도움을 받아 강우(도경수)가 자신의 환시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해수는 강우의 존재를 믿는 재열에게 "모든 환시에는 모순이 있다. 착각과 모순이 찾아지면 나에게 와라.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재열은 강우의 발을 주목했다. 길 위의 강우는 상처 가득한 발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3년 전 처음 만난 강우는 예나 지금이나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혼란스러워진 순간이었다.

그렇다. 맨발의 강우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었다. 어린 시절 재열은 새 아버지의 매질을 피해 항상 맨발로 도망쳤다. 늘 해맑은 미소로 자신을 대하던 강우는 언제나 피딱지가 가득한 맨발이었다. 아스팔트 길을 걸을 때도 자전거 패달을 밟을 때도 그는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자신과 강우의 모습이 겹쳐지며 재열은 비로소 깨달았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재열은 무릎을 꿇고 강우의 발을 손수 닦았다. 양말과 운동화도 선물했다. 뛰어난 감정 몰입을 보여준 조인성은 물론 도경수의 활약도 빛나는 장면들이었다. 눈물이 잔뜩 고인 눈으로 "작가님, 이제 나 오지 마요?"라며 천진한 표정으로 묻는 그의 얼굴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의 발이 클로즈업되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초반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인 도경수에 대한 편견의 벽은 꽤 높았다. 검증되지 않은 실력 등이 이유였다. 종종 등장해 "작가님"이란 대사가 전부였던 그였지만, 후반부 그의 역할은 점점 커졌다. 이와 함께 초반의 어색함이 줄어들고 진가가 드러났다. 대본과 연출의 힘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도 높은 감정 연기를 훌륭히 소화하며 조인성과 함께 안방극장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도경수는 이후 영화 '카트'로 연기 활동을 이어간다. '괜찮아 사랑이야'가 발굴한 또 하나의 '연기돌' 도경수의 활약이 주목된다.
 
jay@seon.co.kr
'괜찮아 사랑이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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