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재해석 '비밀의 문', 역사 왜곡서 자유로울까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9.11 11: 26

또 사극 바람이 예고된다.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다. 배우 한석규와 이제훈의 조합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한편 일각에선 역사왜곡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밀의 문'은 사도세자로 잘 알려진 이선(이제훈)과 그의 아버지 영조(한석규)의 이야기다. 사도세자에 대한 평가는 최근 들어 엇갈린다. 사도세자는 한동안 흉악한 정신병에 걸린 광인으로 인식됐지만, 역사학자인 이덕일은 1998년 펴낸 '사도세자의 고백'을 통해 사도세자가 노론과 소론이 대립하던 정치적 구조에 휘말린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사도세자는 그 자체로 비극적 인물이다. 아버지에 의해 뒤주 갇혀 세상을 떠났고, 훗날 그의 아들이 왕위에 올랐다. 수많은 창작자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풍부하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광해'나 촬영 중인 영화 '사도' 등 많은 작품들이 사도세자를 끌어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기록된 그의 행적 일부는 사도세자를 마냥 선량한 인물로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함부로 궁녀를 죽이고, 여승을 입궁시키며, 몰래 왕궁을 빠져나가 평양을 내왕하는 등 난행과 광태를 일삼았다는 기록들이 그렇다. 이에 대해 역사는 승자의 것이기에 사도세자의 비행이나 살인, 정신병은 모두 만들어진 것이란 반박도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사도세자를 '비밀의 문'은 재조명한다.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사도세자를 아버지의 과한 기대로 무너져간 인물, 아들을 사랑했던 아버지 정도로 그렸다면, '비밀의 문'에서는 담대한 꿈을 꿨던 인물로 묘사할 전망이다.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 시대적 대의를 선택한 인물' '죽음을 무릅쓰고 광기어린 마녀사냥에 제동을 거는 인물' 등이 공식홈페이지 기획의도에 적혀 있는 인물묘사다.
'비밀의 문'은 아직 첫 걸음도 떼지 않은 작품이다. 다만 선례들이 있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나 MBC '기황후' 등이다. '장옥정'은 희대의 악녀로 기억되는 장희빈을, '기황후'는 원나라의 공녀로 끌려가  황후의 자리에 오른 기황후를 소재로 했다. 시도는 신선했지만 일부에선 지나친 미화라는 원성을 들었다.
창작의 산물인 드라마에서 사실과 한치의 오차가 없는 완벽한 고증이 이뤄지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행적만 남아 있는 인물이거나 야사 속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제작진의 상상력이 덧입혀진다. 조선시대 왕가의 인물처럼 행적이 낱낱이 기록된 이라면 다르다. '괜찮아 드라마야'라고 한정짓기에는 사료가 많다. 갑론을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BS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1일 오전 OSEN과 전화통화에서 "사도세자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드라마는 이선이 죽음에 이르기 이전까지를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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