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가 너나 할 것 없이 대박 ‘신상 예능’ 찾기에 몰두 중이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개성 강한 예능프로그램을 내세워 지상파 3사 경쟁 체제를 맹렬히 뒤흔들며 경쟁의 판이 커졌다. 향후 1년은 먹고 살 수 있는 ‘킬러 콘텐츠’ 찾기에 혈안인 것. 꺼진 줄 알았던 불도 다시 봐야 할 판이다.
추석 연휴 동안 지상파 3사는 숱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을 내세우며 안방극장 민심 사냥에 나섰다. JTBC ‘비정상회담’의 돌풍 영향인 듯 외국인을 내세운 프로그램들도 많았고, 관찰 예능프로그램을 변주한 구성, 중박은 친다는 짝짓기 예능도 나왔다. 이번 추석 안방극장이 그 어느 때보다 파일럿 예능의 시험대로 뜨거웠던 것은 그만큼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공격적으로 내놓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
tvN ‘꽃보다’ 시리즈와 ‘더 지너어스’, 엠넷 ‘슈퍼스타K’를 필두로 JTBC ‘비정상회담’과 ‘썰전’ 등은 지상파 예능 인기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요즘 예능프로그램은 지상파 3사의 효자 중에 효자. 드라마 못지않은 광고 판매율을 자랑하는 동시에 드라마보다 적은 제작비로 수익률도 높다. 3사 밥그릇 경쟁도 치열한데 드라마와 시사 교양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까닭에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하니 그야말로 박터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사람 머리는 거기서 거기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 아래, 지상파 3사의 속이 더 쓰리다는 전언. 수년 전 재미 없다, 흐름상 맞지 않다 등 다수의 이유로 제작이 무산되거나 기획 단계에서 포기한 구성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는 것. 지상파 방송의 특성상 너무 민감해 제작을 포기했거나, 너무 발빠른 구성이라 시대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았던 장치들이 제작과 방송이 지상파에 비해 자유로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빛을 보고 있다.
한 지상파 PD는 최근 OSEN에 “원래 예능 아이템이 돌고 도는 것이라 누가 먼저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참 애매한 것이 사실이지만 몇 년 전 우리 방송사에서 준비하려고 했다가 무산된 아이템이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배가 아픈 것도 사실”이라면서 “PD들 사이에서 농담으로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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